여기에 마지막으로 들른 지 2주쯤 된 것 같다.
그 동안 바빴다. 바빴으니까 못 온 거지...
계획에도 없이 아이가 영어 말하기 대회에 나가게 되어
그 준비를 돕느라 덩달아 바빴고,
아이 영재원 창의적 산출물 발표대회 보고서 쓰고 PPT 만들고 하느라
또 바빴다.
일터의 일은 그 모든 바쁨의 기본이었다...ㅠㅠ
영어 말하기 대회는 Writing과 Speaking으로 뽑혀서 나간 거라
안 하겠다고 할 수 없어서, 그러면 열심히 준비해 보자 하고 준비하게 된 거였다.
교내 대회긴 하지만
다른 과목에 비해 좋아하지도 않고 자신감도 조금 떨어지는 것이 영어라
이번 기회에 영어에 재미를 붙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아이의 준비를 도왔다.
말할 때 속도나 억양, 제스쳐를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며 조언한 것,
말하기 할 때 들어준 것,
자신의 꿈에 영향을 준 책을 소개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때 그 책을 실제로 가져가서 보여주면 좋겠다고 조언한 것이
내가 한 일의 전부다.
아이는 스스로 원고를 쓰고,
연기하는 것 같아 쑥스럽다면서도 열심히 말하기 연습하고,
대회에 나가 우수상을 받아왔다.
아이가 스스로 노력해서 받아온 상이기에 더욱 더 감사하다.
영재원의 창의적 산출물 발표대회는 어제 있었다.
혼자 하는 거였으면 마음이라도 편하게 준비하련만
아이 셋이 한 조가 되어 해야 하는 거라
시간 맞추어 만나는 것과 서로 마음 상하지 않게 배려해야 하는 것이 역시 어려웠다.
나머지 두 아이의 의견을 따라가자니 우리가 생각한 양만큼 충분하지 않아 아쉽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영재원 생활을 해 보지 않은 그 두 아이에게는 그 만큼으로도 버거웠을 테니까...
그 두 아이가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들을 아쉬운 대로 우리가 다 메꾸어 준비해서
어제 창의적 산출물 발표대회를 무사히 치렀다.
다른 조 아이들이 탐구하고 준비해 와 발표하는 것들을 보았으니
그 아이들이나 어머니들도
내가 해야 한다고 했던 것들이 무리한 것이 아니었음을 이제는 알 것이다.
어찌 되었건 우리가 준비한 만큼은 했다.
나나 내 아이, 둘 다 시간이 없고 체력이 안 되어서 더 할 수 없을 지경까지 최선을 다 했다.
하지만 다른 두 아이가 부족했다는 건 우리도 알기에
여전히 아쉬움은 남지만
일단 무사히 끝냈다는 데 감사하고 있다.
올해는 시상도 하는데,
부모로서 내 아이가 적어도 노력한 만큼은 인정 받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든다.
이리 빼고 저리 빼고 하면서 별로 한 일 없이
그저 열심히 노력한 아이와 같은 조라는 이유만으로 더불어 상 받는 아이들을 보는 것이
우리같은 미련한 노력파에게는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심사하는 그 분들이 과연 알런지...
어른인 나도 이런 생각이 드는데, 아이도 이런 생각 하지 않을까 싶다.
세상이 공정하지 않구나 하는 생각, 하지 않길 바란다.
아이의 땀 흘린 만큼은 댓가를 받기를...
연말이 다가오나 보다.
슬슬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결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마무리를 잘 하면 좋겠고,
그것이 새해의 자양분으로 이어져 희망으로 시작하는 2015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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