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일리 있는 사랑' 김준의 커피드리퍼, 목공소, 그리고...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탓인지, 집에서는 딱 필요한 말만 하는 나.
그러나 도란도란, 재잘재잘, 약간 부산스러운 상황을 싫어하지는 않아,
아니 어쩌면 그런 상황에 속해 있는 게 더 익숙해서인지,
보지 않아도 드라마를 틀어놓는 편이다.
이미 Listener로서의 삶에 익숙해져 버린 듯...
그렇게 틀어져 있는 TV에서 본 장면이다.
배우 이시영을 좋아하지 않아서 챙겨가며 본 드라마는 아닌데,
딱 저 장면에서 시선이 꽂혀 버렸다, 이런...
추출 방법을 보아하니 모카포트의 한 종류인 것 같은데, 처음 본다, 저건.
뭐든 다 찾을 수 있는 만능의 세계 인터넷을 검색하니
ILSA의 '나폴리타나'라고 하나 눈에 띄긴 하는데 저런 소재가 아니다.
http://www.caffemuseo.co.kr/shop/detail.asp?g_num=1931&ca1=caffettiera&pagenum=2
저건 구리 같은데...
많이 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그래서 더 우아하고 기품 있어 보이는,
저 드리퍼, 탐난다.
사실 더 탐나는 건 김준네 집.
무심한 듯 거친 듯 삭막한 듯 보이지만 나무의 숨결이 살아있는 집.
겉은 딱딱하지만 안은 따뜻한, 그래서 숨을 쉴 수 있는 집.
거기가 더 탐난다...ㅠㅠ
그리고 이 건 마음이 짜르르했던 장면.
세탁실 세제 사이에 있던 소주 한 병.
저 집에서 일리가 숨 쉴 수 있는 방법은 저 것뿐이었을 게다.
일리의 과호흡으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통로가 트였던 김준.
그 손의 뜨거움을 어쩌지 못해 찬 물에, 얼음물에 담그는 장면도
참 마음 아팠다.
그냥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