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수다

별 걸 다 다짐하는 나.

블랙커피원샷 2015. 8. 18. 17:09

끊임없이 뭔가 쓰고 싶은 욕구는 늘 가지고 있다.

 

하지만 기록의 그림자는 두려움이기도 하기에

일상의 바쁨을 핑계로 버틸 뿐이고,

목구멍이 포도청임을 상기하며 그럴 여유가 어딨냐며 참을 뿐인데...

어떤 날은 그 욕구가 나를 넘어서는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지난 토요일이 그랬나 보다.

눈에 띌 때마다 사다 놓은 수첩 중 하나를 꺼내어 0.3mm 펜으로 무작정 쓰기 시작했다.

한 구석에 쪼그리고 엎드려서 쓰기 시작한 것은 3장이 넘어서야 끝났다.

다시 기록하는 것을 시작할 작정으로 그리한 건데,

며칠이 지난 오늘 다시 보니 역시 부질 없는 일.

빽빽하게 기록된 그 3장을 뜯어내어 스케쥴러에 끼워두었다.

다행히 수첩 표지에 제목이나 이름은 쓰지 않았다.

기록을 남기겠다는 마음을 다시는 가지지 말자, 다짐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생각한다, 별 걸 다 다짐하는구나...

이런 것도 다짐해야 가능할 정도로

나는 뭐가 그렇게 쓰고 싶은 걸까...

날이 더우니 혈압만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내려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