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수다

엄마란 그런 것...

블랙커피원샷 2015. 9. 13. 18:44

"어머니가 우리한테 해 주실 게 기도밖에 뭐 더 있어?"

오늘 예배 후 교회를 막 벗어날 때 내 뒤에서 들려온 말이다.

말한 사람은 5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머니.

 

그렇다.

아이가 엄마의 손과 도움을 필요로 하면 온 몸을 던져 돕고,

돈을 필요로 하면 또 있는 돈 다 긁어서 대 주고,

늙고 병들어 더이상 줄 것이 없을 때에는 그저 자식 잘 되기를 기도하는 것이

엄마가 줄 수 있는 전부가 아닌가...

엄마가 자식에게 뭔가 보답과 댓가를 바란다는 건, 더이상 엄마가 아닌 것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주고 또 주어도 부족한 것 같아서 미안하고 가슴 아프고,

자식이 잘 되면 부족한 엄마 아래서도 잘 해주어서 고맙고,

자식이 어려움을 겪으면 꼭 나 때문인 것 같아 더 마음 미어지고,

그런 게 엄마 마음 아닌가...

아닌가... 이건 너무 구식 생각인가...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아이가 학교 탐구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교육청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보고서 심사를 통과했다.

최소한 교육청대회 수상권 내에는 들었다는 말.

그 사실을 확인한 것이 금요일 오후인데, 교육청대회는 수요일.

4월에 경험했던 발명왕대회를 생각해 보면

짧은 그 며칠 사이에 준비해야 할 발표자료가 있었기에

주말 동안 발표자료를 만들고,

오늘 예배를 다녀오면서 발표자료를 부착할 보드를 사러 시내에까지 갔는데

그 정도로 큰 보드는 팔지 않는단다... 헉, 그럼 어쩌라구...

일단 필요한 다른 것들만 사 가지고 집에 와서 관련 사이트들을 찾아가 보니

이번에는 보드가 필요하지 않나 보다.

교육청대회이지만 발명왕대회 때와는 또 다른 형식이라는 이야기...ㅠㅠ

그렇다면 차라리 다행이고...

엄마가 집에 있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를 전적으로 뒷받침할 상황이 못 되다 보니

이런 경우, 정말 식은 땀이 난다.

행여 내가 부족하여 아이의 일을 그르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교육청 보고서 심사 통과 명단이 금요일 저녁에 발표 되었으니

내일 학교에 가면 아이네 학교 담당선생님이 아이를 불러 준비사항에 대한 안내를 해 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발표자료나 잘 준비하고, 내일을 기다리는 수밖에...

물론 모든 준비과정을 하나님께서 주관해 달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이번 탐구발표대회 준비는 온전히 아이 스스로 했기에

최우수상 수상과 교육청 대회에까지 올라간 것이 더욱 값지다.

모든 과정에 하나님이 임하셔서 순탄하게 준비할 수 있게 인도해 주시고,

이 모든 일들이 하나님의 뜻과 계획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이끌어주시기를 기도드린다.

아울러 편견을 가지고 아이를 바라보는 담임선생님을 긍휼히 여기셔서

자신의 인간된 마음과 강퍅함을 내려놓고 아이를 좀더 이해하고 포용하도록 변화시켜 주시고,

아이도 담임선생님과 반 아이들을 좀 더 따뜻하게 대할 수 있게 마음을 풀어달라고 기도드린다.

이 모든 게 어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겠는가...

하나님밖에는 하실 이가 없는 일들 아닌가...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님 앞에 그저 다 내려놓고 기도하는 것뿐...

순종하는 것뿐...

엄마란 그런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