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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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커피원샷 2016. 4. 16. 22:03

 

 

가지에서 떨어진 꽃잎은 이렇게... 눈보다 곱게 쌓여 있었다.

예뻐서 쓸어버리기 어려울 것 같다.

 

 

아침 햇살의 위엄...

별 볼 일 없는 장소인데,

밝고 따스한 아침 햇살을 받으니

앉아보고 싶은 자리로 보였다.

저기에 앉아 있으면 마음까지도 따뜻해질 것 같았다.

 

 

일주일 사이에 새 잎이 많이 나왔다.

연두빛 잎들이 딱 아가 손같은 느낌이랄까...

 

 

그럼 뭐해... 오후에는 비가 왔다니까...

비가 오니 모든 잎과 꽃들이 그 반짝거리던 불을 확 꺼버리더라는...

마치 개점휴업같은...

비 그치면 다시 엽니다~하는...ㅎㅎㅎ

뭐, 비 좋아하는 나는 비 오는 풍경도 좋았다.

 

 3일째 3시간씩 잤던지라 오늘은 아침부터 눈의 초점이 잘 안 맞을 지경이었으나, 그래도 싸 가지고 간, 오늘의 일거리들을 다 해결하고 왔다. 다른 건 흐릿하게 보이는데 왜 일할 때는 선명하게 잘 보이는지...ㅠㅠ 그 덕분에 오후에는, 나오자마자 사 놓고는 읽을 짬을 못 내어서 쳐다보기만 하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8 남한강편>도 반쯤 읽었다. 책이 너무 두툼해서 가져갈까 말까 싶었는데, 가져가길 잘 했다.

 잠이 부족하면 더 많이 먹는다고들 하는데, 나는 왜 입맛이 없는지 어제 저녁부터 밥을 잘 못 먹고 있는 중이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배 고프다'가 아니라 '좀 더 자고 싶다'... 잠이 부족하긴 한가 보다. 깨자마자 드는 생각이 '자고 싶다'라니... 그랬는데, 점심 때 학관에서 식판을 싹 비우고 왔다. 나는 식판에 담아 먹어야 잘 먹나 보다...ㅎㅎㅎ 지난 주까지만 해도 학관의 2,500원짜리 점심메뉴의 밥이 너무 많다고 남겼었는데, 오늘은 왠지 조금 적어보이더라는... (국물은 원래 잘 안 먹으니까) 국물만 남기고는 밥 한 톨 안 남기고 다 먹었다. 누가 나를 보고 있었다면, '설마 저걸 다 먹겠어?' 했다가 차근차근 다 먹는 것 보고는 '허걱~' 했을 것 같다. 국의 건더기 실하게 주는 학관의 2,500원짜리 점심메뉴, 마음에 든다.

 날씨가 계속 화창했더라면 일을 미루고 카메라 들고 뛰쳐나갔을 지도 모르는데, 내가 자리에 앉은 이후 점점 흐려져서 일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화장실도 한번 안 가고 초집중해서 해치웠다는...  미루면 안 되는 일들이었는데, 해결하고 나니 나도 마음이 편하다. 그 덕분에 오늘 저녁에는 3배 더 숙면할 수 있을 것 같다. 3일 동안 못 잔 잠을 한번에...

 휴일 저녁이다. 그것도 비 오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