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쉬는 주말... 계획은 그러하다.
다음 주에 아이 기말고사가 있다.
다행히도 영재원 수업이 당분간 없다.
정신없이 3월, 4월을 보내고, 모처럼 맞이하는 쉴 수 있는 주말이다.
일주일 전 이 맘때에는 딱 폭풍전야의 마음이었는데...
이 일주일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걱정되고,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해서
혼자 심호흡도 여러 번 하며 맞이한 이번 주였는데...
어찌어찌 모든 일을 잘 해결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금요일 저녁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퇴근해오면서부터
오늘 저녁을 어떻게 쉴지 어찌나 기대되던지...ㅎㅎㅎ
일단 저녁을 간단히 먹으며 각자 보낸 오늘의 일상을 아이와 나누고,
그러면서 잠을 쫓기 위한 커피가 아닌, 맛과 향을 음미하기 위한 커피를
두 잔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유튜브에서 달달한 인디음악을 찾아 틀어놓았다, 무려 6시간짜리로...ㅎㅎㅎ
이 얼마만의 여유있는 저녁인가...
세탁기에서 돌아가고 있는 빨래를 너는 것으로 오늘 나의 업무는 마감하려고 한다.
청소가 좀 마음에 걸리긴 한데 그건 눈 딱 감고 내일로 미루기로...
내일 할지 말지는 내일의 나의 마음에 맡기기로...ㅎ
어제까지 한 3일을 하루 3-4시간씩 잤기 때문에
일단 오늘은 최대한 일찍 자 보기로...
아, 이런 것도 계획을 해야 하다니...
문제는 계획한다고 해서 꼭 계획대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
사실 '아님 말고'의 마음이 크긴 하다.
아이 시험공부를 핑계로 이번 주말은 집에서 보낼 계획이라
오늘 못 자면 내일 더 자면 되니까...
뭘 해야 하는 시간이 아닌,
그저 느리게 천천히 생각나는 대로 움직이며 여유있게 보내는 주말,
조용히 혼자 뒹굴거리는 주말이라니...
생각만 해도 좋다.
음악을 이어폰 끼고 들어야 한다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주말이어도 푹 쉬지 못하고 공부해야 하는 아이도 있는데,
아쉬움도, 기분 좋은 것도 티내지 말아야지...
일거리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
바쁘면 바쁜 대로 다음 주에 동동거릴 생각이다.
정말 이번 주말은 제대로 쉬기로 작정하고 퇴근해온 게 맞구나, 나...ㅎㅎㅎ
맞다, 지난 주말에 읽다가 반 남겨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8'도 마저 읽어야지.
인터넷도 좀 돌아다녀봐야지.
미뤄둔 쇼핑도 좀 해 볼까.
그러다가 영 잠 안 오면 와인도 한 잔 마셔야지.
그런 생각들로 마냥 기분 좋은 금요일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