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수다

빡쎈 한 주가 드.디.어... 갔다!!!

블랙커피원샷 2016. 4. 29. 19:01

나는 아이의 시험이 내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결코 아닌데,

그래서 아이가 밤새 공부를 하건 말건 나는 내 할 일만 끝나면 바로 잤는데...

뭐, 굳이 아이를 위해서 한 게 있다면

집안을 조용하게 유지했다는 것 정도...? (TV 안 켜고, 음악도 이어폰 끼고 듣고...)

그리고 아이가 요점 정리 해 달라고 하면

내가 해 줄 수 있는 몇 과목은 시험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짚어주는 정도...?

그랬는데 이번에는 내 마음이 좀 달랐다.

하필 나도 이번 주가 매우 일이 많아 

일터에서 정말 쉴 틈 없이 일하고 퇴근하는 날들의 연속이었는데,

아이가 새벽이 되도록 공부하느라 안 자고 있으면 나도 누울 수가 없더라는 것.

결국 아이가 잠들고 난 이후에야 나도 잠들었는데,

그게 쌓이니 어제는 저녁 10시도 안 되어 나도 모르게 잠들어 버렸다.

그게 또 억울한 게,

잠이 들긴 했는데 깊이 잠들지도 못해서 잠결에

아이가 왔다 갔다 한 것, 뭐라고 중얼거린 것까지 다 기억이 날 정도로 선잠을 잤다는 것이다.

어차피 잘 거면 숙면이라도 했어야 하는데...흑...

결국 오늘 해도 안 뜬 새벽에 일어나

어제 못한 집안일 해 놓고, 아이 학교 갈 준비도 해 놓고 그랬다.

머리가 멍~한 게 꼭 밤샌 뇌 상태라

정신 나라고 아침부터 커피만 두 잔을 마시고 출근했다.

그런데 오늘은 이번 주 들어 가장 바쁜 날...ㅠㅠ

하루 종일 발바닥이 뜨끈거릴 정도로 동동거린 날이었다.

올해 들어 이렇게 노동강도가 센 날은 오늘이 처음이지 싶을 정도로...

그래도 모두 다 잘 끝내고 무사히 퇴근해서 되돌아 보자니

기분은 참 좋다.

아이의 시험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평소에도 성실하게 공부하는 아이지만,

순간의 실수로 시험을 망치고 나면 그 동안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어 버린다는 걸

이제는 아이도 알기에

아마 시험이 진행되는 3일 동안 많이 긴장했을 것이다.

나는 그저 아이가 최선을 다했으니 그걸로 됐다 싶다.

그래서 휴대전화도 시험 전에 미리 바꾸어 준 것이고,

시험 마지막 날인 오늘 도착하도록

미니현미경도 서프라이즈 선물로 주문해 놓은 것이다.

이번 주말에 아이 데리고 한의원 가서 진료 받고 한약 지으려고 했는데,

예약하려고 전화해 보니 이번 주는 휴진이란다, 원장님이 세미나 가서.

어쩔 수 없이 한의원은 나중으로 미뤄야 겠다.

 

지나고 보니

빡세도 이렇게 빡센 한 주가 있나 싶다.

날마다

해야 할 일들을 머리속에 죽 줄 세워 놓고 하나씩 해결하고 지워가며

하루하루 묵묵히 살아온 것 같다.

뭐라도 하나 놓칠까봐 잔뜩 긴장하며 산 한 주였다.

이제 다 지나갔으니

적어도 오늘 저녁만이라도 긴장이라는 족쇄를 풀어놓고 푹 쉬려고 한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반가운 금요일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