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수다
또 하나의 고개를 넘다.
블랙커피원샷
2016. 5. 22. 21:49
오늘 아이는 또 하나의 고개를 넘었다.
몇 번 영재원 전형을 치러본 경험이 있긴 하지만 그건 서류 전형 후의 소수와의 경쟁이었기에 이렇게 많은 또래들과 하루종일 시험을 치루는 것은 아이로서는 처음 하는 경험이었다. 교문 밖에서 사교육업체들이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오버하는 것을 직접 보는 것도, 엄마의 안스러운 눈빛을 뒤로 한 채 홀로 교문을 들어서야 하는 것도 아이에게는 모두 처음이었다.
서울대학교 과학영재교육원 때에도 그랬지만, 전쟁과도 같은 이런 현실에 아이를 내놓은 나의 마음은...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안 할 수 있다면 피해가고 싶은... ㅠㅠ 그랬기에 하루종일 홀로 전쟁 같은 시험을 치고 나온 아이를 보자마자 고생했다, 힘들었지 하며 꼭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 결과를 떠나서, 꿈을 이루겠다는 의지 하나로 이런 현실을 감내해내는 아이가 나는 정말 기특하고 자랑스럽다. 물론 그보다 더 많이는 안스럽다. 하지만 그 마음은 내가 혼자 감내해야 할 부분.
하드코어급으로 빡빡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었다. 3일째 3-4시간밖에 못 잤더니 오늘은 '버틴다'는 말이 맞을 지경이었는데, 이제 한 고개 넘어갔으니 좀 나아지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