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_0604_SNU
마치 숲으로 난 길인 양 보도블럭 사이사이에도 클로버가 무성하게 자라나있었다.
그런데 길을 따라서 가 보니, 재미있게도 완전히 모던한 새 길과 건물이 등장했다.
역시 길은 끝까지 가 봐야 아는 법인가 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길을 오가는 이들이 끊임없이 있었는데,
모두 예외 없이 보도블럭만 디디려고 조심하며 걸어가더라는 것.
사람들이 여럿 지나갔는데도
보도블럭 사이의 풀 한 포기도 밟힌 게 없었다.
사람들의 그 착한 마음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지는 것 같아
이유없이 기분 좋아진 아침이었다.
서울대 미술관 MoA에서 '지속가능성을 묻는다' 전시 중이라 했다.
미술관의 앞마당에 이상한 집 한 채가 보여 가 봤다.
호기심쟁이답게 본능이 이끄는 대로...
재미있게도 벽 한 쪽이 이렇게 서랍의 앞면을 붙여서 만든 것이었다.
'오~~~'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빙 둘러 집 주변을 따라 걸어가봤더니 다른 한 면은 이런 모양.
자세히 보면 나무쪽 하나하나에 세로로 홈을 파 놓았다, 벽돌 느낌으로...
그리고 어떤 나무쪽에는 7-80년대 집 창문에서 볼 수 있는 잠금장치를 박아놓았다.
서랍 앞의 잠금장치가 붙어있는 것도 있었다.
추억 속의 물건들이다.
집 안에 들어가 보니,
예쁜 꽃들이 군데군데 피어있고, 이런 작은 분수대도 있었다.
분수대의 아름다운 낡음이 꽃보다 더 눈길을 끌었다.
뭐니 뭐니 해도 이 날의 압권은 늦은 오후의 저 하늘...
Magic Hour라고 하기에 늦은 시간이었는데,
성큼성큼 밀려오는 어둠으로 하늘은 딱 Magic Hour의 하늘 그 자체였다.
정말 신비로운 분위기...
마침 하늘이 넓게 열린 언덕에 서 있던 터라 맘껏 감상하고 돌아왔다.
산중(?)의 캠퍼스라 선선한 저녁 바람 따라 물씬 풍기는 산냄새도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