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수다
'나'와 서로 토닥토닥하며 살기
블랙커피원샷
2017. 1. 9. 22:22
다시 아프다.
어젯밤부터 두통이 와서
머리 꼭대기부터 발끝까지 강한 중력을 느끼게 하고 있다.
늘 그렇듯이
아프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왜 아플까?'...
어제 전철에서 내 뒤에 선 아저씨가 심상치 않은 기침을 연신 하더니 옮았나?
어제 너무 여러 군데 볼 일을 한꺼번에 보느라 무리가 되었나?
아님 이게 늙어가는 신호인 걸까?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딱히 정답인 것 같은 건 없다.
어쩌면 모두가 정답인지도...
반나절을 혼자 앓다가...
그 와중에도 빨래, 설거지, 청소 등의 집안일은 아침부터 진작 하다가...
점심으로 짜파게티가 먹고 싶다 하여 끓여주었더니
어제 금홍에서 먹은 짜장면보다 더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 모습에
'값이 중요한 게 아니네.' 신기해 하다가...
그러나 아침에 걷어놓은 빨래는 아직도 안 갠 채로 내버려 두다가...
조금 전 결국 약을 먹었다.
이 약이라는 게 원인을 해결해 주는 게 아니라 신경을 살짝 마비시킬 뿐이란 걸 알기에
안 먹고 싶으나
두통을 앓아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견디기 힘들다는 걸,
일상을 이어가기가 어렵다는 걸,
모든 사람이 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걸...
그러니 현실과 협의 볼 수밖에...
늘 이맘때면 아프다. 생일이 오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생일.
나는 왜 이맘때면 이렇게 앓는 것일까.
어쨌든
그 하루가 지나고 나면 몸도, 마음도 씻은 듯이 나으면 좋겠다.
앓으며 보내기엔 금쪽 같은 방학의 하루하루가 가고 있다.
다시 오지 않을 내 인생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