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삶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야비한 인간은 남녀노소 불문인지 아이의 고등학교 생활이 녹록치 않아 나도 더불어 계속 신경이 쓰이고 있다. 제발 그런 인간들은 그들끼리 모여 놀면 좋겠고, 강자와 약자도 그들 내에서 그들끼리만 나누면 좋겠고, 그들이 한 짓의 댓가가 그들에게 더블로 돌아가면 좋겠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그래야 그들로 인해 고통 받은 사람들이 흘린 눈물이 헛되지 않을 테니까... 그나마 세상이 이렇게나마 돌아가는 것도 친절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일 텐데 그런 사람들을 짓밟은 댓가는 치러야지, 그래야 공평한 거지...
야비한 그들 때문에 세상에 왜 악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아이와 종종 이야기 나누는데, 그러면서 삶의 자세나 어떤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선한 마음으로만 살라고 말하지 못한다. 남에게 배려하기만 하라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참으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렇게 살면 더 힘들어지는 게 현실이란 걸 아니까... 나는 내 아이가 편하게 살기를 바라는 엄마니까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
이사 온 후 케이블TV가 나오게 되어 지나간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도깨비' 15회, 16회는 몇 번을 봐도 참으로 아름다우면서도 한편 가슴이 아프다. 볼 때마다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이 앞에 놓인 부당하고 억울하고 힘든 나날의 총량이 있다면 어서 끝나면 좋겠고, 그 나날이 아이에게 필수조건이라면 좋은 거름이 되면 좋겠다. 당장은 그 거름 어서 썩어서 곧 아이 인생에 알찬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길 기도한다. 간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