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그리고 꿈 이야기
신간을 알리는 메일을 받고 평소처럼 대강 훑어보았다. 그러다가 이 부분에서 눈이 멎었다. 호흡이 멎는 것 같았다. 오늘의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을 그냥 덮고 지나가지 마라. 사랑한다고 해서, 나이가 많고 직위가 높다고 해서 상대가 나를 마음대로 휘두르게 둬서는 안 된다. 나는 열등감도 있고 단점도 많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너는 나에게 함부로 상처를 줄 수 없다’는 단단한 마음을 갖고 삶을 헤쳐 나가길 바란다."
너는 나에게 함부로 상처를 줄 수 없다...
두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 말을 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나는 어쩌다가 그들이 나에게 함부로 상처를 주는 것을 허용했을까... 왜 참아왔을까...
억울하고 허무할 때가 있다, 이제 와서.
그런 날은 더 힘차게 하루를 산다. 오늘처럼.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애를 써도 우리 인생에서 상처를 일으키는 사건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위로가 되는 것은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사실이다. 상처를 일으키는 사건을 나와 관련된 문제로 받아들이고 마음이 상할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를 선택할 권리는 전적으로 나에게 있다."
"우리는 종종 복수 때문에 가장 소중한 우리 자신을 잊어버린다. 나 자신이 분노에 눈이 멀어 고통스런 길을 걷게 내버려 두는 것이다. 그러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상처받은 나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다. 복수는 쾌감을 줄 수는 있지만 고통을 줄여 주지는 않는다. 내 마음이 지금 복수를 외친다 해도 그보다 더 간절히 원하는 것은 인생을 다시 제대로 사는 것이다."
"힘으로 누군가를 조종하는 일은 그것에 의해 당하는 사람이 있을 때만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조종당하는 일을 멈춘다면 조종하는 사람의 힘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거리를 두는 일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몸에 묶인 끈을 잘라내라. 그리고 마음이 이리저리 휘둘리고 다치지 않을 만큼 단단해질 때까지 거리를 두고 자신을 지켜라. 누군가와의 만남이 나를 고통스럽고 아프게만 할 뿐 성장시키지 못한다면, 그건 사랑이 아닌 것이다."
책의 내용이 궁금해져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책 내용에 위와 같은 구절들이 더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이 책을 제대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은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두행숙 옮김, 걷는나무)이다.
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니 어쩌면 나보다 더 소중한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몸에 묶인 끈을 잘라내고 거리를 두고,
더이상 상처 받기를 거부하기로 선택했고,
분노로 고통받으며 복수하는 것보다 그 이글거리는 정도만큼 내 인생을 열심히 살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나와 아이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피곤한 한 주였다.
어제는 감기몸살 기운 때문에 몸도 안 좋아서 12시 전에 누웠다.
일찍 잠들었다. 그런데...
꿈에서 아빠를 만났다.
서너 살 쯤 된 어린 내 아이와 밝게 웃으며 잘 놀아주셨다.
꿈에서는 아빠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빠였던 것 같다.
보통 때의 꿈과는 달리 자꾸 곱씹어보게 되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오늘이 아빠의 기일이다.
해마다 아빠는 떠나신 날 전에 꿈으로 나를 찾아오신다,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래서 오늘 출근길에 나는 내내
"안녕. 아빠? 잘 지내고 계신 거죠?"라는 말을 중얼중얼
하늘을 향해 했다.
다행히도 꿈에서 뵌 아빠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나는 오늘 하루종일 더 힘을 내야 했던 날이었다.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더 열심히 살았다.
내일도 그럴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까 아빠, 지켜봐 주세요...
있는 힘을 다 해서 열심히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