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애틋하고, 한편 긴장되기도 한 일 주일이 갔다.
3시에 자고 9시 넘어야 일어나는 나의 생체리듬에 맞게
이번 주 내내 늦잠을 즐겼다.
한동안 즐길 수 없을 테니까...
다시 바쁜 아침을 보내야 할 생각에 긴장도 되지만
기대감도 있다.
쉬는 동안 나는 '나'를 빵빵하게 채웠으니까.
바쁠 때에는 쉴 시간이 나면 더 많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쉬어보니
바쁠 때 오히려 짬을 내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번 쉼의 가장 큰 수확이다.
나는 아직도 깨달아야 하는 게 너무 많다...ㅠㅠ
어제 저녁, 다음 주를 위해서 나박김치를 담았다.
매운 것 못 먹는 아이 생각해서 고춧가루를 전혀 넣지 않았더니
색이 멀개서 맛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그건 뭐, 나중에라도 고춧가루 조금 넣으면 되는 것이니 문제될 것이 없다.
심심한 맛의 나박김치, 좋아하는데,
반찬가게 것은 너무 달고 뭐가 들어갔는지 모르겠어서 못 사겠고,
직접 담자니 나의 게으름이 손목을 잡았다.
그러다가 이제 먹고 싶다는 욕구를 더이상 참기 어려워지니 담은 것.
역시 나는 아쉬워져야 움직인다...ㅠㅠ
오늘은 아이 학용품을 대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학교 생활에 필요한 학용품이 의외로 종류가 많다보니
해마다 정리하는데도 묵은 것들이 있었다.
오늘 싹 정리해서 작년에 안 쓴 것들은 다 버리기로 한 것이다.
군더더기 짐을 질색하는 내 성격이 여기에서도 드러난다.
새로 필요한 학용품은 오늘, 내일 살 예정이다.
일터에 가져가야 할 내 짐도 챙겼다.
머그 2개, 커피, 보이차 티백, 치약, 칫솔, 실내화.
항상 일터에는 최소한의 짐만 가져다 놓는다.
커피를 원두커피로 가져가고 싶어서 계속 생각 중이다.
원두커피를 마실 것이면 필터에, 드립퍼에, 원두까지 다 가져다놓아야 해서 짐이 늘어난다.
그것도 마음에 걸리고...
드립퍼를 사용하다 보면 높이가 있어 쏟을 수도 있는데
중요한 서류에 쏟는 일이 생길까봐 그것도 마음에 걸리고...
해서 계속 고민 중이다.
일터에서도 원두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욕심이 부른 고민이다.
일터에 커피메이커가 있긴 한데, 내가 마시는 것과 농도가 달라 이용하지는 못할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위 상황에 자신을 맞추어간다는데,
나는 나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사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주위 상황을 나에게 맞추어 내 식대로 세팅하고 살고 있더라는 것.
내 방식을 주장하지도, 고집하지도 않았으나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서서히 바꾸어 결국 내 방식대로 주위를 세팅해 버리더라는 것.
그것도 웃긴데 더 웃긴 것은
주위 사람들이 그런 나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나에게 맞추어주었다는 것이다.
항상 내가 옳지만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커피 하나에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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