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아침 알람을 끈 거라면
방학도 하기 전에 방학을 기대하며 준비해 둔 것이 원두였다.
얼마 전까지 마신 것은 이탈리아산 원두였다.
나는
헤이즐넛이나 바닐라 같이 가공한 향을 덧입은 원두보다
원두 자체의 향이 풍부한 것을 좋아한다.
한마디로 원두로서의 자기 향이 강한 것을 좋아한다고나 할까...
이러한 내 취향에 딱 맞는 것이 이탈리아산 원두여서
얼마 전까지 아껴가며 마셨는데,
세상 모든 일이 다 그렇지, 바닥이 났다...ㅠㅠ
인스턴트 커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라비카100.
마음에 안 드는 원두커피보다
차라리 아라비카100을 스트롱하게 블랙으로 마시는 게 낫다.
그러나 가격면에서 보면 이렇게 인스턴트 커피를 마시는 게 더 비싸다.
이탈리아산 커피를 사려고 보니 그 새 가격이 더 올랐다...ㅠㅠ
200g짜리를 사려니 금방 바닥을 드러낼 게 뻔하고,
500g이나 1kg짜리를 사려니 가격이...@@;;;
그래서 일단 아라비카100으로 버티면서 계속 망설이던 중
지난 주 이마트에서 이디오피아 예가체프를 샀다.
500g짜리를 보니 이탈리아산 원두보다 저렴했다.
이디오피아 예가체프는 집에 두고 마셔 본 적은 없지만
케냐AA를 좋아해서 아프리카산 원두에 호감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다.
아마 나는 꽃향기가 스며 있는 원두를 좋아하나 보다.
이탈리아산 원두도 약간 꽃향기가 있는 듯
커피를 내리고 보면 향기의 끝이 부드러운데,
이디오피아 예가체프도 향기의 끝이 길고 부드럽다.
설명을 찾아보니 꽃향기가 있단다.
실제 생화는 향기 때문에 싫어하는데, 별일이다...ㅎㅎㅎ
큰 봉지로 사서 냉동실에 넣어놓았으니 방학 동안은 커피 굶을 일 없겠다 싶어
흐뭇하다.
사실 지금 냉동실에 루왁 원두도 있다.
맛과 향이 대단하다는 말들이 많아서 얼른 마셔보고 싶기도 하지만,
정말 정말 우울할 때 마셔보려고 원두채로 냉동실에 보관 중이다.
한편으로는 이걸 마시고 싶을 정도로 우울할 일은 안 생기면 좋겠다는
마음의 보험이기도 하다, 루왁 원두.
커피 하나에 수다가 길다.
가장 아끼는 친구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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