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스케쥴러의 조건.
1. A5 크기일 것(A4 프린트물을 반 접어 끼우면 딱 맞음)
2. 다른 불필요한 코너 없이 Monthly만 있는 것
3. 딱 펼쳤을 때 한 달치 스케쥴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것
4. 전체 장수가 10장 정도일 것
5. 겉에 투명비닐 커버 있는 것(그래야 겉이나 커버 안쪽에 프린트물, 메모 끼울 수 있음)
6. 다른 색이나 일러스트 전혀 없는 것
7. 종이가 너무 두껍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얇지도 않을 것(아...너무나 주관적인 조건임을 인정)
이게 뭐 어려운 조건이라고, 여기에 딱 맞는 스케쥴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ㅠㅠ
종이질이 좀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작년에는 그럭저럭 마음에 맞는 스케쥴러를 구해서 썼는데...
올해는 그 종이질까지 마음에 드는 걸 찾다보니 해가 넘어갔는데도 아직 구하지 못했다.
오늘도 오후 내내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결국 직접 만들기로 했다.
속지는 월별로 프린트하고, 표지는 내 맘대로 만들고, 비닐커버는 작년의 것 활용하기로...
진작 이렇게 하기로 마음 먹었으면
스케쥴러가 없어 불편했던 며칠도 없었을 텐데...
가계부며 스케쥴러를 쓴 지 20년이 넘어가다 보니
둘 다 없으면 불편하고 불안하기까지 하다.
이것도 강박이라면 강박증이려나...ㅎㅎㅎ
가계부도 이제
무선노트에 한 달이 한 장에 들어가게 정리하는 나만의 형식이 자리잡았다.
카드 사용분과 현금 사용분을 따로 나누어 정리해도
노트 한 쪽에 한 달치 지출내용이 다 들어간다.
나머지 한 쪽에 그 달의 각종 공과금을 비롯한 고정지출분과 수입을 정리하고 영수증을 붙이면 끝~
이러니 무선노트 한 권이면 일 년치 가계부로 딱이다.
노트야 집에 넉넉하게 있으니 고민할 필요가 없었는데,
스케쥴러 구하는 것이 12월말부터 마음에 숙제처럼 얹혀 있었던 것이다.
스케쥴러까지 만들어 쓰다니...
점점 더 자급자족의 생활화가 이루어지는 듯하다.
적어도 '나'라는 범위에 속한 것에 대해서는 남의 눈 의식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이럴 때에는 편리하구나~
스케쥴러를 준비했으니 이제 모든 생활이 제대로 굴러갈 것 같은 기분이다.
단 며칠 동안이었을 뿐인데,
예측할 수 없고, 계획할 수 없고, 준비할 수 없는 일상이 무척 답답했다.
예측하고 계획하고 준비해서 뭔가 이루어내고자 하는 인간,
그게 '나'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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