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맑고 화창한 날씨였다. 전혀 비가 올 하늘이 아니어서 일기예보가 틀릴 줄 알았다. 벚꽃만 한가득이었던 지난 주와는 달리 꽃반잎반인 벚나무들, 밝은 아침햇살 아래 더 싱그럽게 보였다.
벚꽃은 빛을 받아 화사하게 반짝거리고, 그 사이사이의 연두빛 잎들은 여리여리하게 예뻤다. 이 풍경을 뒤로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아까워 조금이라도 더 누리려고 천천히 돌아가는 길로 걸었다.
인간이 만든다면 저런 색, 저런 무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오늘은 하늘색이 예뻐서 더 눈을 뗄 수가 없다. 같은 대상을 찍은 건데 지난 주의 회색톤과는 달리 부드럽고 화사한 느낌.
학생회관 옆의 라일락 세 그루 덕분에 비가 오니까 빗방울에서도 라일락 향기가 나는 것 같더라는... 저절로 심호흡 하게 만드는, 사람을 잡아끄는 마력이 있는 향기다. 라일락이 피는 딱 이 맘때만 누리는 호사...
그러나 요즘 일기예보는 너무 잘 맞는다...ㅠㅠ 집으로 돌아올 때의 풍경은 이랬다. 오랜만의 비라 싫지는 않았다. 게다가 비가 오니까 기침도 덜 나서 숨 쉬기가 한결 편하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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