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설렘, 두근거림... 내가 좋아하는 느낌이다. 유치하다고 해도 상관없고, 철 없다고 해도 개의치 않는다. 그게 나이니까.

 어떤 것을 해도 나를 설레게 하고 내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을 하고 싶다. 밋밋한 것, 지루한 것, 어제도 했으니까 오늘도 해야 하는 것을 아무 느낌 없이 하고 싶진 않다, 기계처럼... 그러는 동안에도 소중한 나의 시간이 흘러갈 것이고, 나의 에너지가 소모될 테니까.

 무엇을 하건 나를 잡아끄는 것을 하고 싶다. 영화도, 드라마도, 책도 그런 것을 보고 싶고, 일도 그런 일을 하고 싶고, 사람도 그렇게 나를 호기심에 눈을 반짝이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거창한 것에서만 그런 느낌을 원하는 게 아니다.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해도 그런 설렘과 두근거림을 안고 기쁘게 하고 싶다. 퇴근길, 잠시 후 만날 아이도 그런 설렘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거다.

 날씨도 나를 처지게 만드는 날씨 말고, 코끝을 스쳐가는 바람 한 줄기라도 나를 설레게 만드는 그런 날씨가 좋다. 오늘이 딱 그런 날씨다. 해 없이 구름 가득한 하늘인데, 불어들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빠져나가며 나를 기분 좋게 만든다. 아침까지만 해도 물기 가득한 바람이었는데, 비가 잠시 멎은 사이 공기도 좀 말랐나 보다. 하여간 지금의 바람은 기분 좋게 설레는 바람이다.

 돌아오는 한 주도 그런 설렘과 기분 좋은 두근거림을 안고 살고 싶다. 특별히 기쁜 일이 생기(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발걸음 가볍게 만드는 그런 기분 좋은 한 주일이 되면 좋겠다.

 

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