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가슴을 쫄깃거리게 한
(월요일이 마감인데 일요일까지 그 물상선생님의 전화를 받았고,
추천서는 결국 월요일에야 제출할 수 있었다ㅠㅠ)
서류 제출이 끝나고,
숨 돌릴 여유도 없이 아이의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선생님들의 추천서 제출 챙기고 자소서 쓰고 하느라 기운을 다 뺀 탓인지
아이는 중간고사에서 만족할 만한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하지 않았어야 할 실수 때문인데,
본인도 인정하듯이
시험기간 동안 평일보다 더 공부에 집중하지 않았고 실수도 실력의 일부라서
연휴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몸도 마음도 무겁다.
내 욕심 때문에 실력도 안 되는 아이를 어려운 길에 밀어넣고 있는 건 아닌지
자꾸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하루하루가 100미터 달리기 같았던 4월 때문인지
아이의 중간고사가 끝났는데도 아무 계획 없이 연휴를 맞이했다.
나의 바람은 그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길고 깊게 '생각'이란 걸 하고 싶었고,
개운한 몸으로 깨어날 수 있을 정도로 잠을 푹 자고 싶었다.
이토록 별 것 아닌 걸 바랄 정도로 정신없이 바쁜 게 나의 일상이라니...ㅠㅠ
남들이 보기엔 아이가 다 컸는데도 늘 바쁜 내가 이해 안 되겠지만,
아침에는 출근시간에 등 떠밀리고 오후에는 퇴근시간에 쫓기는 게 나의 현실이다.
그렇다고 이런 나의 현실에 대해 불평을 하는 건 아니다.
이런 현실이 나를 살게 하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냉면을 만들면서도 한 생각인데,
'만약 아이가 없었으면 내가 저녁식사를 위해 냉면을 만들까?'
대답은 당연히 '아니오!'다.
아이에게 먹이려고 음식을 하게 되고 그 결과 나도 같이 먹게 되니
아이 덕분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이다.
일을 하는 것도, 내 건강을 돌보는 것도 아이를 위해서이니
아이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내 삶의 주춧돌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시험 한번 망쳤다고 아이에게 너무 실망하지 말자, 하고
스스로를 계속 세뇌하고 있다.
1학기 성적이야 수행평가, 기말고사까지 합산해서 나오는 것이니
아직 끝난 게 아니다,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게 핑계나 자기합리화는 아니면 좋겠다.
중간고사를 잘 봤으면 아이도 조금은 마음 편하게 연휴 동안 쉴 수 있었을 텐데,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을
기말고사 때까지 안고 가야 하는 아이의 현실이 안스러울 뿐이다.
그냥 쉬면 좋겠는 연휴가 가고 있다.
'일상적인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 (0) | 2017.05.23 |
---|---|
D-day가 갔다. (0) | 2017.05.22 |
4월이 가고 있다. (0) | 2017.04.22 |
벌써 한 달!!! (0) | 2017.04.02 |
모든 운이 다 모이길 간절히 원하는 마음. (0) | 2017.0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