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
아이가 교육청 탐구발표대회에서 금상을 받아 서울시 본선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교육청 탐구발표대회에 참가한 3년 중 최고의 성적이고,
아이 학교에서는 최근 10년 중 최고의 성과다.
사실은
아이도, 나도 3년째 이 대회에 참가하다보니 이제는 꾀가 나서
보고서도, 게시용 설명서도 완전 설렁설렁 준비했는데 제일 좋은 성적을 얻다니...
역시 하나님이 하시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는...
그리고 그걸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이에게 얘기하면서
앞으로 모든 걸 이렇게 설렁설렁 하자 했는데,
아이도 동의했다. ㅎㅎㅎ
비...
학교의 탐구발표대회 담당선생님에게 아이가 크게 야단맞았다.
아이에게 들은 바로는 그렇게까지 야단 맞을 일이 아니었는데...
업무를 도와드리려고 한 건데
업무머리가 없는 분인지, 자격지심의 발로였는지 모르겠지만 선생님이 감정적으로 받았다.
사립학교다 보니 고인물이라
아직도 80년대처럼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교직관을 가진 선생님들이 있다.
학생인권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공문을 교육청에서 1년에 몇 번씩 내려보내는 시대에
학생들을 체벌하고
시멘트 바닥에 무릎 꿇리고
수시로 학생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는 선생님들이 있는 학교라니...
물론 모든 선생님이 다 그런 건 아니라서
아이에게 이상한 선생님과는 최대한 교류하지 말고 피하라고 해왔건만,
오늘 드디어 지뢰를 밟았다. 어쩌다 이런 일이...ㅠㅠ
선생님이 아이에게 가정 교육을 그런 식으로 받았냐고 하셨다길래
선생님에게 앞으로 가정 교육에 더 신경 쓰겠다고 문자 보냈다. 정말로...
막상 선생님에게는 이렇게 쿨하게 대할 수 있지만
아이에게 그 상황을 전해들었을 때에는 눈물이 차올라서
울 뻔했다, 아이가 너무 안스러워서...
왜 너는 항상 틀 밖에 서 있니...?
그러니까 이렇게 칼을 맞잖아...
도대체 널 어떻게 해야 하니...?
이런 말들이 두서없이 떠올랐지만 소리를 입혀 입 밖으로 내보낼 수는 없었다.
학교생활 9년 동안 계속 반복되는 일이다.
선생님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틀에 맞지 않는 내 아이를 무조건
잘못되었다, 문제다 라고 단죄하고 바꾸려고 하고,
왜 자신이 틀렸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까?
안 하는 걸까, 못 하는 걸까?
자신의 그러한 생각이 내 아이 같은 아이에게 얼마나 큰 폭력인지 알기나 할까?
9년 동안 상처 입어 이제는 아이의 마음에 굳은살이 박였는지
그 선생님의 날선 말들을 그리 마음에 두지 않는 듯했다.
내일부터 중간고사를 보는 아이에겐 어쩌면 그게 더 나을 것이다.
네가 상처 받지 않으면 그건 더 이상 네게 상처가 아니다.
어차피 세상은 지뢰밭... 헤쳐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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