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이야? 12월이네, 한 해 다 갔어! 심란해하다가도
거실 통창 한가득 햇살이 쏟아지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계절...
그 햇살이 소중해서 온실같은 베란다에 나가 광합성하게 되는 계절...
진하게 끓인 보리차 담은 보온병을 식탁 한 켠에 놓으며 괜히 마음 따뜻해지는 계절...
시지 않은 고소하고 쌉싸름한 커피가 담요같이 느껴져 계속 마시게 되는 계절...
마음을 위로해주는 음악 하나만으로도 힘을 얻는 계절...
이 험한 세상에서 올해도 고생했어, 하며 스스로를 토닥토닥 하고 싶은 계절...
그러면서 그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다 감사하고픈 계절...
내가 원하던 대로 된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다...
한편
대파 한 단을 살 때마다 꼭 밑동은 남겨 베란다 화분에 심어
쑥쑥 올라오는 움파 보는 재미, 저녁 때 잘라와 반찬에 넣어먹는 재미도 있는 계절...
뜨거운 곰국에 쯔유, 들기름, 숙주, 파, 중면 넣어 먹으면서
구운 돼지고기만 얹으면 파는 소유라멘보다 낫다고 큰소리 치게 되는 계절...
국 싫어하는데도 아이가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밥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바꿔가며 새 국 끓이게 되는 계절...
겨울은 그런 계절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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