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물가로 간다.
살짝 흐린 하늘...
해는 구름 뒤에 숨었고, 바람이 선선하다.
산책하기 좋은 날씨다.
물 좋아하는 아이는 역시 물가 가까이로 내려가 본다.
물 싫어하는 나는 그냥 이만치 거리를 두고 보기로...
그런데 너, 거기에 그렇게 서 있는 뒷모습을 보자니
갑자기 어른 같다...쩝...
하늘, 구름, 바람, 산, 강, 억새밭, 다리...
2014년 가을의 풍경이다.
여기 이 위치에 서서 멀리 앞을 보노라면 빨려들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만 그런가...?
가을의 물색.
잔잔하고, 깊고, 밀도 있는 색이다.
걷다보니 저만치 앞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해양소년단의 행사가 있는 곳이었다.
초등학생들의 조정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는데,
"앞으로 가야지, 옆에 있는 친구에게 다가가면 안됩니다!"라는 방송 멘트에
웃음을 터뜨렸다.
딱 봐도 어설픈 실력의 학생들...
빨리 골인하는 것과 상관 없이
그저 레인을 따라 직진만 해서 무사히 골인하면 1등할 수 있는 경기였다, 흐름을 보니...
결국 한 팀만 무사히 골인에 성공했다는...
맨앞에 가는 저 팀이 결국 1등.
유쾌한 웃음을 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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