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우선...

교생실습은 무사히(?) 진행 중이다.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대학원생 교생이 4명이나 되는데,

그 4명이 다 남자.

나이들이 있으니 더 잘 알아서 하겠거니 싶었는데, 웬걸...

하나하나 다 일러줘야 하고 손이 가게 한다...ㅠㅠ

이를 통해 깨들은 사실 하나,

남자는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하나하나 다 손이 가야 한다는 것.

그러면서 허세는 어찌나 부리는지,

물어보면 다 "네, 알겠습니다"고, 다 할 수 있단다...으...

오죽하면 내가 금지어로 "네, 알겠습니다"를 정했을까...

그래도 이제 전체 기간 중 반이 갔으니, 마무리만 잘 하면 될 듯하다.

그분들이나 나나 좋은 마무리가 되었음 한다.

그리고 지난 2주 동안

아이가 '발명왕 시상제'라는 대회에서 학교 대표 3인 중 한 명이 되어

교육청 대회에 나갔다.

3명 다 예선을 통과해서 교육청 대회 본선에 올라갔는데,

교육청 내의 중학교에서 3명이 다 예선을 통과한 학교는 아이네 학교가 유일해서

지도 선생님도 고무되어 있다고 전해들었다.

찾아보니,

2008년부터 작년까지

아이네 학교는 그 대회에서 예선을 통과한 학생이 한 명도 없었던 것.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고무될 만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이번에 예선을 통과한 3명 중 2명은 중학교1학년, 1명은 중학교2학년이니

더 희망적이지 않은가.

학교 대회와 교육청 대회 예선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작품설명서만 만들면 되어서 어렵지 않았는데,

교육청대회 본선은

발명품을 만들고,

그 발명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실험하고 포트폴리오를 준비해야 해서

아이도 나도 시간을 아껴가며 써야 할 정도로 바빴다.

그 2주 동안 평일의 내 평균 수면 시간은 3시간.

주말에도 어느 하루에 몰아서 길게 자는 것 외에는 바빴다.

어찌 되었던

지난 주 초까지 제출해야 하는 모든 것을 다 준비하고,

내가 대회장에 직접 가서 게시용 설명서며 발명품, 포트폴리오 등을 설치해 놓고,

수요일에 아이가 직접 가서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설명 및 시연을 하고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교육청 대회 본선은 끝났다.

그 날 저녁,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자는 아이를 보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하여간 마음이 복잡했는데,

결과는 동상이란다.

아이네 학교에서 나간 다른 2명도 모두 동상.

아이는 은상을 기대하고 있었기에 많이 실망했지만,

그리고 나도,

포트폴리오며 발명품 시연조차 안 해 본 작품을 들고 나온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이 짜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1학년이고,

같은 동상이라도 아이네 학교에서 예선을 통과한 3명 중 아이의 점수가 가장 높기에

만족하자고 했다.

교내상도 아니고 교외상이니

중학교 들어와서 첫 상 치고 나쁘지 않다고 아이를 다독였다.

이제 남은 것은 아이의 중간고사.

아이네 학교는

자유학기제를 하지 않는 학교라 한 학기에 두 번씩 정기고사가 있다.

아이는, 정기적으로 실력을 체크할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하는데,

나는 벌써부터 입시전선에 아이가 서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잘 도와줄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러고 보니

학급 아이가 내 아이에게 위해를 가한 사건(?)이 있어서

담임선생님을 한번 만나고 온 적이 있었다.

올해 신입생 배치고사에서 올백이 9명인데 내 아이가 그 중 한 명.

그러니까 학급에서는 1등인 것이다.

그 9명 중에서 결국 전교 1-4등이 나올 텐데,

얼마 전에 한 다중지능검사 결과, 내 아이의 IQ가 제일 좋단다...@@;;;

두 번째로 좋은 아이와 10 이상 차이 난다고...

담임선생님은, 내 아이가 전교 1등 할 거라고 예상한다는 말씀까지 했다.

나도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문제는, 그래서 다른 아이들과 수준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

다른 아이들의 생각과 태도가 어떠하건 간에

신경쓰지 말고 너는 네 속도에 맞추어 네 공부에 매진하라고,

그러나 같은 학급에서 적을 만들 필요는 없으니 다른 친구들을 무시하지는 말라고

아이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나는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다행히 담임선생님도 내 말에 공감하시면서 아이에게 더 신경 쓰겠다고 하셔서

담임선생님과의 만남은 훈훈하게(?) 마무리하고 왔다.

다행히 그 이후 담임선생님이 아이에게 더 우호적이신 것 같기는 하다.

아이는 이제

누가 봐도 사춘기 소년이 되어서 예민하고 까칠하게 지내고 있다.

다행인 것은, 아직 나에게 마음 문을 닫지 않아서

엄마와 이야기 하고 싶어서 엄마의 퇴근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다운 모습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기다리는 엄마, 들어주는 엄마, 감싸주는 엄마로서의 소임을 다해야 할 텐데,

나의 마음이 넓지 못함이 늘 부끄럽고 미안할 따름이다.

2주 만에 조금 한가한 토요일...

아이는 달게 자고 있다.

푹 자고 일어나게 두었다가 아이가 맑은 정신이 되면 SOS 요청한 영어 공부 좀 봐주고

저녁 먹을 준비나 해야 겠다.

평온한 토요일이다.

감사한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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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