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벌써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서울대 과학영재교육원 입학식을 한지... 저 날, 분과별로 오리엔테이션을 한다고 늦게 끝나기도 했고, 아이나  저나 긴장했었는지 집에 오자마자 저녁만 먹고는 바로 꿈나라로 직행했습니다. 제 아이도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전형을 거쳐 합격한 똑똑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대단한 아이들이 올까 하는 마음에 조바심이 났었나 봅니다, 저는... 제 아이도 하나님께서 주신 가장 반짝이는 선물인데 말이죠.

 지난 주 토요일에 드디어 첫 수업이 있었습니다. 저야 아이를 위한 '5분 대기조'일 뿐, 제가 공부하는 게 아닌데도 익숙해져야 할 또 하나의 벅찬 일상이 시작되었다는 게 정말 피부에 와 닿는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과제에도 불구하고 코드가 맞는 친구들을 만나 신나 하는 아이를 보니 힘껏 도와야 겠다는 다짐을 안 할 수 없었습니다. 말이 통하는 친구들을 만나 실컷 이야기하고, 실험도구 다루는 법을 배우면서 기초적인 실험을 직접 해 보고 온 아이는 많이 들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엄마인 저는 아이의 그 모습이 눈물 날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아이가 저 기쁨을 얻게 하기 위해 저희는 여기에 공부하러 온 것이니까요...

 이 곳에 저희를 인도해 주신 하나님... 아이가 이 곳에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그리고 노력한 만큼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힘과 지혜를 주시고 끝까지 인도해 주세요. 저에게도 끝까지 아이를 잘 도울 수 있도록 힘과 지혜와 용기를 주세요. 아이를 뒷바라지하다 보면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많습니다. 이렇게 혼자 가만히 기도하며 생각하다 보면 덜컥 겁이 나서 눈물이 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움츠러들지 않게 해 주시고, 어깨를 펴고 떳떳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시옵소서. 지금까지 저희가 누렸던 그 모든 영광과 기쁨의 순간들 모두 하나님이 주신 것임을 압니다. 저의 힘만으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저 입학식장에 앉아있는 것이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나님께도 감사하고, 아이에게도 감사했습니다. 이런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자체도 감사했습니다. 이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게 해 주시옵소서.

 이제 저희는 또 다른 출발점에 서려고 합니다. 부족한 저는 역시 이번에도 그 끝을 알 수 없어 저희의 발걸음을 하나님께 전부 맡깁니다. 저희를 긍휼히 여기셔서 이 길의 모든 과정을 주장하여 주시고, 아이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