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월요일 아침이 되면 확 와 닿을 것 같다. 낯섦과 함께...

하지만 그 낯섦을 밀어내고 지금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을 꿋꿋하게 누려보려고 한다.

올해 유난히 일에 몰려 평소 해야 할 일을 미루어 둔 게 많다.

그것들을 하나씩 해결하는 데만도 시간이 제법 걸릴 것 같다.

불안함? 심란함?

원래 내게는 연말이 그런 시기다. 새삼스러울 건 없다.

그러니 그런 소소한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내년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는 데에도 시간을 쏟으려고 한다.

그동안 일에 몰리니 생각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본의 아니게 워커홀릭으로 올해의 대부분을 보냈다.

아이 말마따나 '일하다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 나 스스로도 해 본 적이 있을 정도로...

그러니 조금은 이렇게 살라고 인도해 주신 게 아닐지...

이것이 하나님의 계획 안에 인도하심에 따른 일이라면

먹고 사는 것도 해결되리라 믿는다.

그건 정말 '믿음'이다. 순전히 나만의  '믿음'일 뿐이다.

그것부터 부정하기 시작하면 모든 게 다 불안하고 심란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그냥 믿기로 했다.

그래야 살 수 있으니까...

내가 아무렇지 않게 살아야 아이도 평소처럼 즐겁게 사니까...

평소 했어야 하는 일들 가운데에는 하고 싶었던 일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들을 하나씩 해야 겠다.

그리고 아이랑 좀더 많이 눈 맞추며 지내야 겠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따뜻하게 바라보지 못한 때가 많았다.

아이보다 먼저 집을 나서고 아이보다 늦게 집에 들어가는 것이 날마다 미안했다.

매일 마음이 아팠다.

아침마다 엄마의 배웅이 받고 싶으면서도,

학교에서 돌아올 때 엄마의 마중이 받고 싶으면서도 내색하지 않았던 아이에게

배웅하고 맞이하는 엄마로

선물 같은 한 달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한편 다행이고 기쁘기도 하다.

나에게도 그건 선물이다.

그리고 아이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나마 갚는 것이고...

눈에 보이는 손해는 아까워 할 필요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더 큰 걸 얻을 수 있을 테니까, 아이도, 나도...

올 한 해도 아이는 학교와 영재원에서 열심히 공부했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 했다.

오히려 내가 아이보다 못한 사람이 될까봐 더 열심히 살아야 할 정도로...

포기하지 말라고, 열심히 살라고 하나님은 내게 이 아이를 보내주신 것 같다.

그래서 한 달 동안 '나'로 즐겁게 살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나'로 사는 모습을 따로 제목 붙여 끄적여 보려고 한다.

내게 주어진 시간을 누리며 살 수 있기를...

아이가 따뜻하고 즐겁게 지낼 수 있기를...

그래서 더 힘차게 2014년을 맞이하기를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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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