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이었다.
일터에서 가까이 지내는 분의 어머니께서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문자가 왔다.
나보다 한참 위 연배시라 조금 어렵게 여기며, 그러나 가깝게 지내는 분인데,
그 분의 어머니께서 올해 여름 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었다.
찾기가 까다로운 암이었던 것 같다,
의사 딸을 두셨는데도
증상이 나타나 몸이 불편해 병원에 가셨을 때에는 말기였다고 했다.
곧 서울로 올라와 병원에 입원하셨고 치료하기 시작했지만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있던 터였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많이 안 좋아지셔서 말씀도 못 하실 지경이라는데,
자식들이 다들 일을 하는 상황이라 밤이면 간병인에게 간호를 맡겨놓고 집으로 가면
그렇게 우신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들은 것이 금요일 오후였는데, 하늘나라로 가셨다는 것이다.
참으로 사람의 내일 일은 알 수가 없는 게 맞나 보다.
일터 사람들은 월요일에 퇴근하고 문상을 갈 것이다.
오늘이 주일이긴 하지만, 큰 일 당하신 걸 아는데 바로 안 가 보는 것이 편치 않아
예배 다녀온 후 오후에 장례식장에 갔다.
주말 신촌 거리는 차 없는 거리라 '젊음의 거리' 그 자체였다.
각종 일인 공연에, 인파에 시끌벅적한 길을 통과해 장례식장으로 가는데,
이게 삶이구나 싶었다.
바로 옆에서는 이렇게 생이 꿈틀거리는데,
바로 그 옆에는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 누워있는 것...
생(生)과 사(死)가 한 곳에 있는 것...
그 분은 입관에 들어갔다고 했다.
한 시간여를 기다리면서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어떤 마음일까 생각해 보면서...
입관에서 돌아온 그 분은 많이 우셨다.
어린아이처럼 엉엉 우는 모습을 보면서,
나이가 이렇게 들어도 부모님을 보내는 마음은 덤덤해질 수 없구나 하는 걸 또 배웠다.
12년 전 그때에는 경황 없이 당한 일이고 어려서 그랬나 보다 했는데,
앞으로 당할 때에도 또 그렇겠구나 하는 것, 오늘 배웠다.
돌아오는 길, 오랜만에 입은 검은 옷이 유독 무거웠다.
이래서 검은 옷은 입기 싫고, 장례식장에는 가기 싫다.
사(死)를 생각하면 생(生)이 허무하게 느껴져서...
내가 당장 살아내야 할 건 생(生)인데...
'일상적인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고, 또 사고... (0) | 2014.11.14 |
---|---|
감사, 또 감사... (0) | 2014.11.09 |
그렇지만... (0) | 2014.10.19 |
말이 많아지는 것도 가을 증상. (0) | 2014.10.13 |
다시 일상으로... (0) | 2014.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