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휴일풍경

일상적인 수다 2014. 12. 6. 20:40

"오늘도 어디 안 나갈 거죠...?"

아침에 아이가 한 말이었다.

내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재빨리 아이가 덧붙인 말은,

"오늘도 어제만큼 추우니까요..."

13시간을 자고 일어난 나를 배려한 말일 거라 생각했다.

엄마가 13시간이나 잘 정도로 많이 피곤한 상태니 집에 있자는...

추위는 핑계일 것이고...

그래서 우리는 하루종일 집에 있었다.

느즈막히 아점을 먹고

나는 '나미야잡화점의 기적'을 읽었고, 아이는 숙제를 했다.

누군가 그랬다, 그 책은 읽기 시작하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고...

정말 그랬다.

나는 이렇게 5,000피스 퍼즐 맞추듯 모든 조각들이 짝짝 들어맞는 이야기가

정말 좋다.

모든 조각들은 환광원과 연결되어 있어서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는 인물관계도를 한번 그려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었다. 그리고 따뜻했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나서는 아이가 '나미야잡화점'을 잡았다.

반대로 나는 아이가 컴퓨터로 해놓은 숙제를 점검했다.

그러고 나서는 둘이 이불을 뒤집어쓰고 영화 'GRAVITY'를 보았다.

산드라블록과 조지클루니 단 둘이 영화 전체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화.

엄마에게 자식이라는 존재는 중력 이상의 힘을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아울러 너무 일찍 제 역할을 끝내버린 조지클루니가 조금은 아쉬웠다는...

이제 남은 일은 늦은 낮잠에 든 아이가 깨는 대로 저녁을 먹는 일.

실은 그 전에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야 하는 일도 남아있다.

곁에서 조용히 자고 있는 아이, 나즈막하지만 다정한 노래를 들으면 더 잘 잔다.

곽진언의 굵고 낮은 노래를 틀어놓고 저녁 준비하러 간다.

이렇게 보내는 휴일은 고요하면서도 평화롭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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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