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연휴가 끝난 그 다음날부터 갑자기 아팠다, 그것도 많이.
매순간 이번 한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매일 아침 일터가 아니라 병원에 가야 하나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몸이 아픈 것보다 나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하는
그 시간들과 하루하루가 큰 짐이 되어 더 아팠다.
병원에 입원하면 나야 편하겠지만
집안일은 누가 하며 아이의 일상은 어찌 될 것인가 생각하면
답은 정해져 있었다.
버텨야 한다, 그리고 얼른 나아야 한다.
하지만 매순간,
과연 낫기는 할런지, 깨끗이 나아 옛말 할 그 순간이 오기는 할지
매우 두려웠고 울고 싶었다.
도대체 이런 일이 왜 닥친 건지...
그렇게 열흘이 갔다.
어제부터 거의 평소에 먹던 양과 메뉴의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고기는 여전히 입에 달지 않지만...
앓는 동안 잘 먹지 못해 기운도 없고 살이 확 빠졌는데
그래도 먹는 양이 좀 느니 기운이 좀 더 나서 생활할 힘이 생겼다.
앓으면서도 일은 하겠다고 어찌나 용을 썼는지 주변 동료들이 보기 딱할 정도였다는데,
오늘은 그분들이 보기에도 내가 좀 더 나아보이나 보다.
물론 아직 완전히 정상 컨디션을 찾은 건 아니어서 살짝 휘청휘청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회복된 것만 해도 감사할 뿐이다.
앓는 동안
나를 도와주려고 애쓴 일터의 주변 동료들이 고맙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 자는 엄마를 걱정하며
엄마에게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혼자 저녁을 챙겨먹었던 아이의 외로움과 아픔이 미안하다.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얼른 다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시 아프지 않도록 일의 양도 적당하게 조절할 생각이다.
몇 년만에 크게 앓고, 다시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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