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그분'은 왜 아직 안 가시는지...
내 아이에게 오신지 몇 년 된 것 같은데,
아예 접신한 건 아닐 테고, 왜 아직 내 아이에게 붙어있는 건지...
'그분'이 오시고나서 내 아이가 보이는 증상 두 가지.
'싫어요, 꼭 해야 돼요?, 모르겠어요'가 늘었다는 점...
(무슨 아동 유괴 예방 3단계 대답법도 아니고...ㅠㅠ)
'1일 1짜증'이 생활화되었다는 점...
'1일 1짜증'은 오히려 내가 더 잘 써먹고 있다.
지금 짜증냈으니까 오늘 몫의 짜증은 이제 다 한 거다,
이제 오늘은 짜증내지 마라, 이러면서...ㅋㅋㅋ
'싫어요, 꼭 해야 돼요?, 모르겠어요'에 대처하는 법은
째려보는 것...(속은 당연히 부글부글...)
그러나 계속 끓기만 하고 넘어가기는... 어렵다.
가끔은 끓어 넘치기도 해야 정상적이지...
오늘이 그 날인가 보다.
'평범한 여자답게' 그 동안 쌓였던 잔소리 핵폭탄을 팡~하고 터뜨려주고,
네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나도 그런 너를 끌고 갈 생각은 없다,
나는 너를 돕는 것뿐이고, 이건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 아니다,
네가 이런 식이면 나도 다른 엄마들처럼 너를 학원에 보내고 손 떼겠다
하고 최후의 통첩을 한 것.
모두 100% 진심이고 사실이어서 아이가 동의했다면 그대로 실행했을 것이다.
나는 빈말은 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저렇게 냉정하게 아이에게 현실을 직시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게 마음이 아파서 저렇게 말하고 나서 눈물이 차올랐다.
아... 야단은 아이가 맞았는데 왜 내가 우는 건지...
아이는 그냥 사춘기 남자아이일 뿐이고,
다른 집 남자아이들에 비해서 자기통제를 아주 잘 하고 있고,
그래서 남들이 보기에는 사춘기가 안 온 아이같다고까지 하는데,
그래도 이런 말을 할 일이 생기니...
그저 사춘기남자아이일 뿐인 아이에게 내가 너무 어른 수준을 바란 건지...
아이에게 상처나 두려움을 준 건 아닌지...
모처럼 휴일 맞아 일거리를 잔뜩 싸왔는데(ㅠㅠ)
마음이 복잡하니 일이 손에 안 잡힌다.
'그분'이 오신 남자와 잘 사는 법...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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