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일찍 퇴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남아 옆자리 동료의 일을 도왔던 것은 어제 내가 썼듯이 '오지랖 때문'이 아니었다.
동료의 실수가 원인이지만 나보다 경험이 적은 동료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그나마 아는 게 좀 더 많은 내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먼저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다행히 동료가 고마워했기에 같이 합심하여 문제에 덤벼들 수 있었고,
결국 문제를 다 해결하고 둘 다 정시에 퇴근했다.
내가 이렇게 선뜻 이유 없이 남을 돕는 이유는, 내가 착하기 때문이 아니다.
내가 받은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야 한다는 의무감,
받기만 하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약간의 책임감 때문이다.
그나마도 내가 가진 능력과 소유의 범위 내에서 가능한 일이니
그리 대단하거나 거창한 것을 나누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 중에 소소하게, 내가 받은 도움에서 힌트를 얻어 나눌 뿐...
어느 순간 돌이켜 보니
내가 먼저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적재적소에서 필요한 도움을 받은 적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말하면 '요즘 세상에 설마...' 하면서 안 믿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게 도움을 준 사람들은 대부분 나를 모르는 낯선 이들이었다.
도움 받을 당시에는 내가 그들에게 직접 보답할 방법이 없어
그냥 고마워하는 게 다일 경우가 많았기에
나도 그들처럼
댓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답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면 내가 도와 준 사람들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도움을 줄 것이고,
그렇게 작은 도움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면
서로 더불어 사는 사회에 미미하게나마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제 나는 내가 받은 도움의 지극히 작은 부분을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 뿐이고,
나의 작은 선의가 옆자리 동료에게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고 기쁘다.
방학이 시작되니 마음도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이런 글을 다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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