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목요일 그 드라마는 정말 마음을 강도 맞은 상태에서 끝났다.
영혼으로 나타난 주군이라니...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강도 맞은 기분, 딱 그 상태로 드라마가 끝나버렸다.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제 태양은 떠나겠구나...'
자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걸 실감했을 테니까...
결국 태양은 자신을 제물로 내놓고 주군의 기억에서 잊혀진 사람이 된다.
인어공주도 아니고 뭐야...
그러나 주군의 '머리'에서는 잊혀졌지만
'마음'에서 잊혀지지 않은 것은 어떡할 건데...
마음의 문제는 계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태양과의 기억을 잃었지만 계속 태양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해가는 주군을 보면서,
뭔가 기억해낼 듯 낼 듯하면서도 답답한 채로 기억하지 못하는 주군을 보면서
내가 태양도 아닌데,
내 마음이 아렸다.
태양, 오늘은 네가 참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더 많이 사랑한 것이 무슨 죄라고, 더 큰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는지...
더 많이 사랑한 쪽이 죽는다는, 동화의 결말대로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
영화처럼, 더 많이 사랑하니까 끝까지 살아남아서 염소를 지켜주면 좋겠다, 늑대처럼.
잃는 쪽이 계속 잃는 것은 억울하잖아...
잃은 만큼 얻는 것이 있어야 공정하지.
그러나 마음의 사칙연산은
공정하지도 않고 계산대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어서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의 문제 앞에서는 선택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진심에서 우러난 선택이라면 그것이 유도미사일처럼 제 갈 길을 찾아가리라 믿는다.
결국 태양의 사랑도 어떻게든 주군의 사랑과 닿게 될 것이다.
이제 4회 남았다고 했던가.
가슴 설레게 하는 이야기라 좋다고 쓴 게 지난 주인데, 이제는 가슴 아려 하면서 봐야 하나...
나를 아프게 하지 말아줘.
주군, 너의 태양을 기억해 줘.
너는 그녀만의 방공호였어.
네가 지켜주고 싶어했던 유일한 사람이었어.
꼭 그녀를 기억해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