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로 사지 않는 나에게 충동구매란 없다.
뭐든 사기 전에 길게 생각하는 편...
추워지면서부터 아이 털부츠를 알아보고 있었다.
알아보고만 있었다. 그 동안 살 게 좀 많았어야지...
노트북 구입까지 해결하고 나니 살짝 미루어 둔 아이 털부츠 구입이 급해졌다.
문제는 조건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ㅠㅠ
사이즈 250.
사실 여기에 놀라서 멍~한 채 일 주일이 갔다.
내 신발 사이즈는 245.
내 또래 중에서는 작은 않은 크기다.
그런데 초5인 아이의 발은 벌써 250.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언제 이렇게 컸나...'였다.
화장대 위가 궁금해서 까치발 서서 손을 뻗던 것이 정말 어제 같은데,
어느 새 10년이 넘게 흘러 이제 아이는 나보다 큰 신발을 신을 나이가 된 것이다.
일하느라, 아이 키우느라 정신 없이 살다 보니 아이가 이렇게 큰 것도 몰랐다...ㅠㅠ
아동화는 240까지만 나온다.
따라서 250사이즈 털부츠를 사려면 어른 부츠 중에서 골라야 하는데,
털부츠를 주로 신는 건 여성.
그러니 여성 털부츠 중에서 가장 여성스럽지 않은, 스포티한 것으로 골라야 하는 것이다.
이건 뭐, 아이 양말을 살 때만큼이나 고민스럽다...ㅠㅠ
아동용 양말은 당연히 작아서 안 되고,
남성용을 사자니 그건 너무 크고,
별 수 없이 여성용 중에서 가장 여성스럽지 않은 것으로 사야 했기에
얼마나 어려웠는지...
옷은 그래도 아직 아동복 범위 안에서 해결이 되니 당분간 안심이다.
그러나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여성용 44에 해당하는 사이즈를 입으면 딱 맞는 정도니
내년 봄쯤에는 내 옷을 넘겨줘도 되겠다 싶다.
내 취향이 남성적이라 아이에게 넘겨줄 옷이 많지 싶다.
프린트나 무늬 없는 단색에 색은 남색이나 하늘색,
너무 표나게 튀는 것은 싫으나 어떤 식으로든 한 가지 튀는 요소가 있는 것을 좋아하는 게
아이와 나의 옷 고르는 취향이다.
취향이 같다는 건 다행이나 어차피 까다롭다는 점에서는 같으니
이걸 좋아해야 하는 건지, 슬퍼해야 하는 건지...
아, 나는 이제 다시 아이 털부츠 고르러 가야 한다.
이제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니 더 길게 고민하면 안 된다.
얼른 주문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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