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어렸을 적에는 고구마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며 슬픔의 의미를 설명해 줄 정도로 감성적이었으나

32살인 지금, 실연 앞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딱딱한 갑각류가 되어버린 싱싱.

그래서 고구마에게 다시 마음에 솔직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싱싱.

강선배 앞에서 쿨한 척하지만 고구마에게도 들킬 정도로 전혀 쿨하지 못한 여린 여자 싱싱.

그러나 그런 자기 마음조차 모르고 식도염 약만 먹었던 바보 싱싱.

자기 마음을 보게 되면서 고구마 앞에서 우는 일이 잦아진 싱싱...

나는 예전부터 김소연이라는 탈렌트가 좋았다.

어리지만 예쁘게만 보이려고 하기보다

망가지더라도 캐릭터에 충실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높이고 돌려깎고 해서 인조인간이라는 말을 듣기도 하지만

그런 것 다 떠나서 그냥 그녀의 연기가 좋다.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에서도 몸을 던지는, 끼 많은 속물 연기가 참 좋았는데,

이번에도 단골 술집에서 "언니, 여기 홍합국물 더 주세용~"하는 사소한 말부터 매력이 철철 넘친다.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이지만 자신의 마음조차 모르는,

아니, 보면 복잡해지니까 안 보려고 하는, 사실은 여린 마음을 가진 싱싱을

어쩌면 그렇게 마음 가게 연기하는지...

 

고구마는 또 어떻고.

'마음이 간질간질하는 느낌'을 아는 고구마.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내면의 소리에 따라 싱싱에게 솔직한 고구마.

강선배 때문에 마음 아파 하는 싱싱에게 지금 가 보라고 보내주면서 "사랑해"라고 말하는 고구마.

그래서 싱싱보다 6살이나 어린데도 꼭 오빠같은 고구마.

한편으로는 밀당의 고수, 작업의 선수이면서

강선배를 바라보는 싱싱 앞에서는 싱싱보다 더 바보인 남자 고구마...

처음에는 방성준이라는 사람 자체를 몰랐다.

연예인 중에 그런 사람이 있었나 했다.

그래서 그냥 키가 훤칠하고 얼굴 선이 굵은 남자 정도로 보였다, 내 눈에 그는.

그런데

보면 볼수록 그 남자의 동그란 콧망울과 안으로 살짝 말려들어간 윗입술이 눈에 들어왔다.

요즘의 젊은 남자연예인과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가 알고 싶어져버렸다.

찾아보니 젊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린 남자였다.

그런데 드라마 안에서는 김소연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때문에 이 드라마를 더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에 호감이 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OST때문이다.

'Don't Cry'가 이효리의 목소리인 줄 몰랐다.

살짝 음정이 흔들리는, 아마추어같은 목소리에 인디밴드의 보컬인 줄 알았는데,

유튜브를 보니 이효리였다는...

그녀가 이런 노래에도 어울리는구나, 하는 놀라움이 첫 번째,

저 목소리가 이효리의 목소리였어, 하는 신선함이 두 번째,

유튜브의 영상에서 본 그녀의 꾸밈없는 모습이 예전의 그녀보다 행복해 보인 것이 세 번째로

내 마음에 이 드라마를 들인 이유다.

이 드라마의 작가는

여주인공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사랑할 때가 있으면 실연할 때도 있는, 굴곡진 모습이 인생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 드라마의 시즌 1, 2를 보지 못했지만

작가의 필력을 믿고 따라가 보려고 한다.

다 보고 나면 나에게도 뭔가 변화가 생길까...

그것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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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