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평일 저녁시간 예술의 전당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예상을 하지 못했다.

가족, 친구, 직장 동료가 같이 와서

커피 한 잔씩 손에 들고 연주회 시작을 기다리며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여유있는 표정,

적당히 와글와글한데 아무도 두드러지게 큰 소리 내는 이는 없는

적당히 교양있는 이 분위기.

로비 가득한 이 사람들 중에 우리가 있다는 것이 기분 좋았다.

아이에게도 분명 새롭고 좋은 경험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앉은 자리는 2층 S석.

수십 개의 악기가 만들어내는 하모니가 정말 아름답게 들리는 자리였다.

아이에게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클래식과 팝이 적당히 섞인 덕분에 아이도 재미있게 보았다고 한다.

앵콜에 또 앵콜, 그리고 또 이어지는 연주...

김동규씨가 바람 잡아주는 대로

객석에 앉은 우리는 그저 박수만 쳤을 뿐이다.

예상시간보다 30분이나 지나서야 연주자들은 무대에서 내려갈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온 시간은 밤 11시가 넘은 시간.

아이는 피곤해서 씻자마자 바로 잠들었는데

나는 연주회의 여흥이 남은 탓인지 쉬 잠이 오지 않았다.

매혹적이고, 따뜻하고, 그러면서도 재미있어서 많이 웃었던 연주회.

마음이 많이 훈훈해졌고, 머릿속이 맑아졌다.

앞으로도 아이와 자주 이런 연주회 볼 기회를 만들어야 겠다.

 

 

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