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dus.
이렇게 표현해서 죄송하지만 오늘 저의 마음은 딱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그곳에 보내셨을 때에는 분명 뜻이 있으셨을 텐데
저는 그곳에서의 4개월이 참 힘들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저를 그곳에 보내신 이유를 찾지 못한 채 제 의지로 그만둘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그저 버티는 것뿐이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는 게 속상하고 자존심 상했지만
그렇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배운다고 생각하고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일터에 가기가 주저되는 아침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해야 할 일이 남았는데도 집에 가져와서 하기 싫다는 것,
이곳에서 처음 든 마음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하나님은 나를 왜 이곳에 보내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분명 배운 것은 있습니다.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라는 것,
아이도 학교에서 버티기가 이것만큼 힘들겠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는...
제가 힘들 때마다
아이 생각때문에
눈물이 고이기도 하고
더 이를 악물고 버티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원하신 것은 이것이었을까요?
어리석은 저는
그곳을 벗어난 지금도 하나님의 뜻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자녀로, 그리고 아이의 엄마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 자신으로서
저는 그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을 exodus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런 저를 하나님께서 용납해 주실런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수고했다 하시며 머리만 쓰다듬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이런 제 모습을 볼 때마다
아이가 제게 원하는 모습을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오늘 방학식을 한 아이에게 "애썼다, 훌륭해."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게 제 진심이니까요.
1년 동안 정글같은 학교에서 잘 버틴 아이에게 큰 칭찬과 위로를 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그곳에서 아이는 숨 쉴 수 있는 친구와 선배들을 만났고,
기죽지 않고 자기 역할을 충실히, 아니 넘치게 해냈으며,
칭찬 받아 마땅할 만큼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어른인 저도 그 상황 속에서 이만큼 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1년 학교생활을 돌아보는 지금, 더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늘 제가 기도했던 대로,
아이가 힘들었던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 곁에 함께 하셨을 줄 믿습니다.
그래서 마음 아픈 만큼 감사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일이 있었던, 그래서 제게는 유난히 길게 느껴진 한 해였지만,
모든 것을 마무리하는 오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저희가 힘들었던 한 해를 그저 힘듦으로만 기억하지 않게 하시고,
그 경험을 딛고 한 계단 더 올라서서 다시 달려나갈 수 있게 해 주시옵소서.
항상 저희와 함께 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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