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아이는 올해 몇 번 먹었지만, 나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메밀국수.

우리 둘 다 여름이면 냉면과 메밀국수, 칡국수를 달고 산다.

메밀국수가 먹고 싶은 걸 보니 더워지긴 했나 보다.

여기는 동부이촌동의 단골 초밥집.

여름메뉴로 분류되어 있는 메밀국수를 한다고 하길래 시켰다.

맛은 보통.

오늘은 고추냉이가 점수를 깎아먹었다.

어찌 된 고추냉이가 매운 맛은 없고

넣으면 넣을수록 쓴 맛만 났다.

그래서 오늘의 메밀국수는

올해 개시용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사실 나는 이 집의 회덮밥을 좋아한다.

두툼한 참치회가 정말 푸짐하게 올라오고,

채소도 회의 양만큼이나 많이 담아서

참치회와 채소만으로도 냉면그릇만한 그릇이 그득할 정도다.

거기에 마늘과 청양고추 얇게 저민 것이 들어간다.

따로 나온 밥은 그냥 두고

참치회와 채소에 초고추장을 뿌려 섞어서

마치 초고추장회무침처럼 해서 먼저 먹는데,

한 수저씩 떠먹을 때마다

채소의 쓴 맛, 초고추장의 텁텁함 등 입안에 감도는 모든 맛을

마늘과 청양고추가 싹 정리해 준다.

이렇게만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이렇게 2/3 정도 먹은 후에 밥을 넣어 비벼서 먹는다.

참치회는

밥이 들어가면 그 온기로 담백한 맛이 떨어지는 것 같아

밥 넣기 전에 다 먹는 편이다.

 

내가 이 집에서 회덮밥만큼이나 좋아하는 것이

이 집의 반찬 3종세트다.

락교나 초생강을 주는 것은 다른 초밥집과 같은데,

이 집은 특이하게 미역초무침을 반찬으로 내놓는다.

그런데 그게 내 입맛에 딱 맞는다는 것.

단 맛은 적고 신 맛과 짠 맛이 중심인데,

조만간 집에서 한번 만들어보려고 한다.

위 사진에서 반찬 3종세트를 담아놓은 접시는 보통 반찬접시 크기인데,

함정은 저게 세 번째 리필한 접시라는 점...ㅎㅎㅎ

테이블마다 반찬을 알아서 덜어먹을 수 있게 해 놓아서 가능한 일이다.

락교와 초생강이 짜긴 한데,

워낙 좋아하는 반찬이라

이 집에만 오면 나트륨 양을 생각하지 않고 계속 먹게 된다...ㅠㅠ

그 덕분(?)에 이 집에에만 다녀오면

물을 무척 많이 먹게 된다.

컵에 담긴 것은 자스민차.

내가 좋아하는 자스민차를 주는 점도 마음에 든다.

 

 

각자 알아서 옷 입은 건데, 결과적으로 커플룩이 되었다.

재미있어서 찍어본 것.

벡터맨 크로스하는 것도 아니고 자세가 참...ㅎㅎㅎ

이런 장난을 치는 걸 보니 마음에 여유가 생겼나 보다.

아이 시험이 무사히(?) 끝난 덕분이다.

 

 

 

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