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를 맞이하기가 마음 불편했던 이유는 순전히 드라마 때문이었다.
어쩌다 보니 첫 회부터 보게 된 드라마 '상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황당한 인물 설정에 어이 없어서 드문드문,
그러나 결국 관심 가지고 보게 되었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둘 다 이번 주에 끝난다는 것.
어떤 것이든 이별은 받아들이기 전에 몇 번의 마음 속 리허설과 심호흡이 필요하다.
두 드라마 다 '상처'와 '복수'에 대한 내용이다.
그것부터가 참 흥미로웠다, 요즘 '복수'가 대센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반증인지...
두 드라마 다 '상처'에 이유가 있다.
'복수'의 정당성을 높이려는 장치겠지.
그러나 '상어'에서 한이수의 죽음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민준국의 계략에 휘말리지 않는 박수하의 선택을 보면서
'남을 미워하는 일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던 장혜성 어머니의 유언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유치할 것 같아 정말 드문드문 보던 드라마라
장혜성 어머니가 전화로 유언하던 장면을 본 것은 우연이었다.
그러나 건성으로 보던 TV에 시선이 고정됐을 만큼 장혜성 어머니의 말씀은
가슴 깊이 와 꽂혔다.
어쩌면 지금 내게 주는 말 같이 들려서 더 인상 깊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을 미워하는 일로 네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라...
장혜성 변호사가 기억이 돌아온 박수하를 외면하다가 다시 직시하게 된 장면에서도
어머니의 유언은 다시 살아 빛을 발한다.
언젠가는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웃을 것 웃고 즐거워 해 가며 오늘을 누리며 지내자...
드라마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드라마 속에 이렇게 인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이...
그래서
내 선택이 옳았음을,
내가 가는 길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믿음을 가지고 힘있게 걸어나가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 '하루'를 산다.
지금 집안에는 락스 냄새가 진동 중이다.
덥고 습한 날이 계속되면서 화장실 타일 사이에 곰팡이가 다시 생기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학교 간 동안 없애려고 락스를 발라두었기 때문이다.
상황을 핑계 삼지 말고,
마음의 어리광에 이유를 돌리지 말고,
앞을 똑바로 보고 자신있게 걸어가야 겠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살아야 겠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