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아이가 어젯밤에도 열이 많이 올랐다. 인후통도 계속 있고, 콧물도 여전히 많이 난다고 했다. 독감약을 먹는다고 바이러스가 바로 죽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따뜻한 물을 마시면 좀 나아지는 것 같다고 해서 텀블러를 아이 머리맡에 두고 잔 밤이었다. 열 때문인지 손발이 계속 차가웠지만 몸은 좀 가벼워진 것 같다고 해서 그나마 조금은 긴장을 풀고 잤다.
아침에 깨자마자 아이 이마부터 짚어봤다. 아이는 밤새 잠을 설치다가 아침에야 단잠에 든 것 같았다. 다행히 열이 잡힌 것 같았다. 체온계로 재어보니 37도 조금 넘었다. 독감약을 먹어도 하루는 앓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걸 아이의 고생을 통해 배웠다는 게 마음 아프지만...ㅠㅠ 창문 열어 환기부터 하고 아이가 마실 물을 끓였다. 아이는 밤에 텀블러의 물을 다 마셔서 알아서 물을 더 채워넣어 마셨다고 했다. 평소 물을 너무 안 마셔서 물 마시라는 잔소리를 자주 했는데, 독감으로 앓는 동안에는 안 해도 될 것 같다. 서둘러 아침 먹이고, 독감약과 감기약도 먹였다. 그러고 나자 아이는 다시 잠들었다.
간병하는 사람이 할 일이라고는 관찰과 기다림밖에 없다. 그래서 킐팅조끼를 꺼냈다. 아이가 뱃속에 있던 겨울에도 입었던, 의미 있는 조끼다. 오래되어 바이어스가 헤져서 수선할 필요가 있었는데,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밀쳐두고 있었다. 간병하는 동안 하기에 딱 좋은 일감이다. 세탁기에서는 아이의 빨래가 세탁되고 있다. 다 낫고 난 후엔 이불 빨래도 대기 중... 얼른 낫기나 해라~



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