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편두통이다. 오랜만이다.
그 동안 마음의 평정을 잘 유지한 덕분이라고 생각했는데...
명절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다시 그 평정심에 금이 가고 있는 듯하다.
뭐하러 벌써부터 당겨서 불안해 하는지...
그럴 필요 없다는 것을 아는데도
마음에는 이미 불안의 그림자가 스물스물 덮이고 있다는 것이겠지.
오랜만의 증상들이다.
으슬으슬 떨리고, 왼쪽 머리가 깨질 것 같고...
여기까지면 참고 버틸 텐데 두통때문에 토할 것 같고 신물이 올라오기까지...
뭐, 다 예전에 겪었던 증상들이라 낯설지는 않다.
쉬는 동안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었기에 오랜만에 아프려니 그래서 더 고통스럽게 느끼는 것이겠지.
결국 저녁이 되어서야 타이레놀 콜드의 힘을 빌린다. 왜 해 지고 나면 더 아픈 것 같은지...
약을 먼저 먹고... 급하니까...
밥도 억지로 먹었다. 토할 것 같지만 먹어야 힘을 내니까... 조금이라도 꼭꼭 씹어서 먹었다.
평소처럼 아이와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지금 머리가 아프다는 이야기도 흘린다.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혹시 내가 좀 예민하게 굴더라도, 아니면 말이 적어지더라도 봐 달라는...
그렇게 시간이 가서 약기운을 퍼지기를 기다리니 나아지고 있다.
뭐든 시간이 약이다.
약을 먹는다고 바로 아픈 기운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약을 먹었어도 약기운이 퍼질 시간은 필요하니까...
이 불안도 약기운처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시간이 가서 그 날이 지나고 나면 나을 것이다.
두통의 원인을 알면서도 피해가지 못하는 건
내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불안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시간의 힘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그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퍼 간 아이를 기다리고 있다. 왔다. (0) | 2014.02.01 |
---|---|
아... 어쩔 수 없는 집순이... (0) | 2014.01.28 |
나는 어떻게 그 마음을 알아버렸을까? (0) | 2014.01.23 |
카드 개인정보 유출로 은행 문 앞에서 오픈을 기다리는 경험을 해 보다. (3) | 2014.01.20 |
생일주간 잘 보냄, 그리고 다시 일상 (0) | 2014.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