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1. 함안댁의 재발견

 애신의 최측근 중 왼팔처럼 보이나 실은 오른팔이라고 행랑아범이 인정한, 왠지 정말 그래 보이는 배포 큰 여인, 그러나 '알리바이'라는 유진초이의 말에 "아, 그래 자꾸 알리싸코 하면 안 된단 말인데..."하며 기겁 하는, 귀여운 면도 있는 이, 애신이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애신이 몰래 하는 모든 것들을 몸을 던져가면서까지 덮어주는 진정한 애신의 오른팔... 오늘은 함안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되는 인물... 두 번째는 행랑아범. "그것이 나으 전략이제."는 들을 때마다 치명적이다.ㅋㅋㅋ

 

2. 유진초이의 수난시대

 행랑아범이 약방출입의 알리바이로 쥐어 준 한약은 마시는 게 아니라 족욕용이었고, 국문을 모른다는 사실을 애신에게 들켰고, 유난히 미끄러운 겨울강을 애신과 나란히 걸으며 애신에게 주의하라고 하다가 자신이 오히려 미끄러지고... 결국 자신이 9살에 도망치듯 조선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애신에게 말하게 된다. 조선에서 자신은 노비였다고도... 앞으로 둘은 어떤 관계로 변화될지...

 

3. 외무대신 이세훈의 최후

 자신보다 힘 약한 이는 자신이 소유한 물건보다도 못하게 여기고, 자신의 이익 앞에서만 고개 끄덕이는 용수철인형마냥 잘도 수그러지는 고개를 가진 이... 정의, 신념 이런 건 단어조차 모르는 듯 철저하게 이기적이고 비열한 이... 어찌나 얄미운지 모함을 당해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해도 하나도 불쌍하지가 않다. 내가 좋아하는 한자성어가 두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인과응보'다. 그를 두고 한 말 같다.

 

4. 그밖에...

 -변요한은 이전보다 얼굴이 더 헬쓱해졌다. 정혼을 깨자고 일부러 찾아온 애신에게 동무로 남자며 당구를 가르쳐주었다. 그런데 그러다가 애신에게 더 빠진 것 같다, 그의 눈빛이... 고동매가 자신의 총에 맞은 의병이 젊고 다리 저는 사내라 하자 일부러 다리를 절며 나갔다. 말마다 '꽃' 운운해서 애신의 무시를 받는 터라 안 그래도 안스러운데 불쌍지수가 1 증가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조선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 믿기에 무기력하게 살 수밖에 없는 당시 인텔리 조선인의 표상이 아닐런지... 그러나 "그쪽 다리 아닌데... 뭘 알고 저러는 건지..."라는 고동매의 말에 나도 모르게 풉~.

 

-김희성, 고동매, 유진초이, 이 세 남자가 모이면 모두 굳은 표정, 진지한 분위기인데 웃기다. 서로 주고 받는 문장이 짧은데 박자에 라임까지 딱딱 맞춰가면서 언어유희의 향연이 펼쳐져서... '-인 조선인', '안다', '진심이다', '다리 저는 놈은 이완익이어야지' 등등...

 

 

-"작금의 조선이 어떤 줄 아느냐? 작금의 조선엔 조선의 것이 없다. 이런 나라라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보통 내 앞에 오면 불문곡직 무조건 살려달라고 부탁하거든. 그 자는 그냥 죽이래. 그런데 그게 진짜인 거야. 거기서 내가 이미 졌더라고. 이해가 가야 말이지. 한낱 지게꾼이 나라에 목숨을 건다는 게..."

"칼로도 벨 수 없는 것들이 있지, 의롭고 뜨거운 마음 같은 거... "

이 대사들을 듣는데 촛불집회가 떠올랐다. '이게 나라냐?'라는 슬프고도 뭉클한 구호도 함께... 그때나 이때나 나라를 구하는 건 백성들인가 보다.

 

-인터넷에 도는 다른 애청자들 말처럼 자막을 켜고 봐야 할 것 같다. 유진초이의 대사는 여전히 정확하지 않게 들리는 부분이 많다. 고종이나 이정문 대신이나 외무대신, 고동매 등 다른 인물의 대사가 알아들을 수 없었던 적이 없는 걸 볼 때 음향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낮고 작은 목소리로 말해도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발성은 배우의 기본일 텐데, 쯧...

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