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도, 밤새 두통이 계속되어서 잠을 설쳤다. 오늘은 알러지성 비염인답게 맑은 콧물 콸콸. 오한도 여전. 이 증상들을 다 잠 재울 수 있는 것은 타이레놀 콜드. 결국 졌다. 노란 알약 하나 먹었을뿐인데... 10분이나 지났나? 콧물이 확 줄었고 머리를 옭죄던 두통도 덜해졌다. 콧물이 줄어든 건 좋지만, 약 기운이 퍼지는 대로 머리부터 온 몸이 다 얼얼해지는 이 느낌은 참 적응이 안 된다. 온 몸에 마비가 오는 것 같은 느낌... 이쯤 되면 타이레놀 콜드는 마약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눈 부시게 빠른 효과를 보이는, 그러나 중독성은 없는... 제발 이 한 알로 편두통에 정지 버튼이 눌려서 추가로 약을 더 먹게 되지 않기를...
어제는 장 보러 나가지 않았다. 이번 주 초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많은 양의 식재료들이 도착하기도 했고, 간당간당하게 남아 있는 재료들은 떨어지면 떨어진 대로 아쉬운 채 지내 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살면서 잘 먹고 잘 자는 게 어렵고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생각해 보면, 일에 치어 지냈던 지난 2년간 가장 소홀했던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었으니까... 어쩌면 지금은 그 때에 대한 AS기간인지도... 식단을 바꿔가며 식사를 챙기는 일이 힘들지 않은 것은 이런 생각 때문인 것 같다. 값비싼 것을 준비하진 못해도, 우동도 만들고 팝콘도 튀기고 감자튀김도 만들고 하며 아이가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 먹이고, 아이의 응석을 들어줄 수 있는 이 시간이 참 고맙고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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