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은 어제 내내 가끔씩 지지직하고 오다가 오늘은 가라앉았다. 어제부터 내내 모른 척하고 안 아픈 척하고 있었더니 가라앉은 모양이다. 역시 진상에겐 무관심이 약이다. 어제까진 컨디션도 영 별로여서 기분도 가라앉았었는데, 오늘은 마치 어제는 없었던 듯 선 그어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니 컨디션도 기분도 새로웠다. 그래서 집 구석구석 청소하고 세면대도 광 나게 닦았다. 그래, 이런 날도 있어야지.
점심에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는데, 왜 내가 2인분이라고 생각하고 만들면 3인분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항상 그렇다. 오늘도 스파게티용 접시에 백두산처럼 쌓아올려놓고 '하아,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걱정과는 달리 금세 비웠다. 먹는 사이사이 통후추를 갈아 뿌려가며 먹다 보니 많은 줄 모르고 후루룩 먹었다. 맛있어서 아껴 먹었는데도.
어지럽고 혼란한 시기이지만, 잘 자고 잘 먹는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지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나가려 한다. 이 시기도 버텨야 하는 시간들이 아닌, 소중한 내 삶의 하루하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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