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나 자신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되는 점이 있다.

나는 참 예민하구나...ㅠㅠ 그 동안 일터에서 내가 많이 들은 평은 세심하다, 정확하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데에 세심해서 새 사람에 대한 적응력이나 대인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업무를 정확하게 처리해서 실수나 오류가 없다는 것. 내 예민함이 가장 긍정적으로 발현된 곳이 바로 일터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생활에서 마냥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어디서 이상한 냄새나 소리가 나면 그 원인을 찾을 때까지 계속 신경이 쓰인다.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는 일이 생기면 해결될 때까지 마음을 쓰게 되는 것이다. 심하면 몸에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다.

하루 내내 편두통으로 고생하고 나니, 나의 예민함은 소심함의 다른 이름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던 날. 목소리 크고 뻔뻔한 사람이라면 어차피 내 일이 아니라고 바로 잊고 지낼 일이었는데 난 왜 일 주일이 넘게 신경을 쓰고 있는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왜 사서 걱정하고 있는지...ㅠㅠ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지 스스로에 대해 우울했던 날이었다.

구름 낀 날이 있으면, 그 구름이 걷힌 후 다시 맑은 하늘이 드러나는 법. 자연스레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노력하고 있다. 하루하루 평안한 몸과 마음으로 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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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