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오늘 든 생각 중 지금 가장 마음에 강하게 남아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겠다.'

이 생각이 들게 만든 것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7화 속 몇 장면이었다. 의사 5인방 중 이익준이 삶을 포기하려는 환자에게 자신의 이혼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 양석형의  어머니가 상간녀와 남편에게 구정물과 걸레를 끼얹는 장면, 안치홍이 뇌수술 중인 환자에게 담담하게 자신의 지난 이야기를 하는 장면...

나이가 들수록 감당해야 하는 일의 폭이 점점 넓어지는 것 같다. 어떤 때에는 나한테 왜 이런 일까지 생기나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아직도 그에 대한 답은 얻지 못했다. 답을 모르면 모르는 대로 그냥 내게 벌어지는 일들을 해결하면서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게 삶인 걸까? 다들 그렇게 안개를 헤치며 나가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걸까? 아니면 나만 이렇게 사나? 그렇담 너무 억울한데... 왜 나만? 시간이 갈수록 크고 작은 물음표만 많아지고 있다. 요 며칠동안은 그 물음표가 화살이 되어 나에게 꽂혀 많이 아팠다.

그래도 오늘은 드라마 덕분에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내 마음의 연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은 덕분인 것 같다. 그래도 내가 이렇게 연약하다는 걸 너는 모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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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