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정확히 어제 오후부터다, 텁텁하고 후줄근한 대기. 창을 열어놓아도 닫아도 마찬가지였다. 전국적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하다는 안전안내문자는 매일 오는데, 이 동네의 어제 오후부터의 습도는 60%가 넘는다. 이렇게 전국을 하나로 퉁쳐서 보내는 성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안전안내문자, 왜 보내는지 모르겠다. 안 보내느니만 못하다.

꿉꿉한 집안 공기에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과일을 사러 나갔다왔다. 늘 다니는 길을 벗어나 조금 더 돌아가는 길로. 연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마스크를 안 쓴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그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나도 마스크를 쓴지 1시간이 넘어가니 답답해져왔으니까... 등교개학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기온이 이렇게 올라가니 아이가 하루 종일 학교에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싶어서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아프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이나 백신, 어느 것이라도 빨리 명확히 나오면 좋겠다. 

과일들을 사면서 채소도 사왔다. 돼지고기를 굽고 쌈채소를 준비하고, 도라지를 돼지기름에 볶고, 꽈리고추와 마늘로 향을 낸 기름에 콩나물을 볶아 저녁식사를 했다. 오늘 사 온 뽀얀 가래떡이 맛있어 보여 식사 후에 조금 먹으려고 했는데, 저녁식사와 사과만으로도 배가 꽉 차버렸다. 아쉽지만 내일 먹어야지. 사과를 자르는데 드라마 '화양연화' 3회가 나왔다. 오며가며 드문드문 보는 드라마다. 유지태는 나이가 드니 20대 때보다 더 멋있구나 하는 생각, 유지태의 캐릭터가 영화 '귀여운 여인'의 리처드 기어 캐릭터 같다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악이 참 마음을 끈다는 생각을 하며... 뻔한 불륜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하고 보지 않으려고 했는데, 음악 때문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될 것 같다.

요즘 요일 개념이 많이 흐려지긴 했지만, 주말이 되면 미루어 둔 정리도 하게 되고 청소도 하고 싶어진다. 아무래도 일주일의 매듭을 잘 짓고 싶은 마음 때문인 것 같다. 오늘도 장 보고 들어온 후 채소들을 다듬어 냉장고에 넣고 반찬을 만들고 하다 보니 저절로 묵은 짐을 치우고 청소도 하게 되더라는...

몸을 많이 움직인 날이니 꿈 없는 단잠을 잘 수 있으면 좋겠다. 깊고 짧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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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