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내일부터 2학기 시작이다.

올해는 워낙 여름방학이 짧아서 아쉬울 것도 없다...ㅠㅠ

그래도 다시 바쁜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늘 그래왔듯이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대로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겨울방학도 맞이할 수 있을 것이고, 또 한 해를 무사히 살아내게 될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최대한 덤덤하게 오늘을 보내고 있다.

오늘이 인생의 끝이 아니니까.

오늘이 세상의 끝이 아니니까.

 

아, 내일부터의 일상을 위해 오늘 한 준비 하나 있다, 미용실 다녀오기.

늘 '너무 짧은' 머리를 유지해 오다가 이번 여름에 한번도 미용실에 가지 않았다.

4개월은 기른 것 같다.

쑥쑥 자란 머리가 거의 단발 정도 되어서 '좀 길러볼까?' 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으나,

오늘 다시 짧게 잘랐다.

제멋대로 방향 잡는 곱슬머리라 아침마다 드라이를 해야 하는데,

그건 정말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기에...

귀 뒤로 넘길 머리가 없어지니 정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긴 주말을 보낸 느낌...

그러고 보니 오늘 제법 바빴다.

집안 대청소하고, 매트도 일광소독한다고 널고, 미용실도 다녀오고...

 

요리에 대한 의욕만 다시 솟아오르면 되겠구만.

아직 더워서 그런지 주방에서 뭘 신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사실 먹고 싶은 욕구도 없어서

혼자 살면 저절로 1일 1식 할 것 같은데,

아이가 있으니 아이 챙겨 먹이려면 그건 안 되고...

방학 동안 잘 먹이지 못한 것 같아 아이에게 미안하다.

저혈압이라 무더위에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는 건 나만의 핑계.

이제 다시 바빠지면 그 활력으로 다른 일도 부지런히 해야 겠다.

아듀, 2013년의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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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오더니 잠시 개었던 하늘.

지금은 번쩍, 우르릉 쾅 아주 요란스럽다.

번쩍 하고는 틈 없이 바로 우르릉 쾅 하는 걸 보니

가까이서 번개가 치는 모양.

날씨가 이러니 독서캠프 마지막 날이라 학교에 가 있는 아이가 먼저 걱정된다.

어둡고 천둥번개 치는 날을 무서워 하는데...

그래도 엄마가 가까이에, 집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좀 덜 무서워 할라나...

나도 마음이 불안정하던 시절에는 이런 날씨가 참 무서웠었는데,

요즘에는 아줌마가 된 탓인지, 훌쩍 먹은 나이 덕분인지, 아니면 아이가 알려준 과학적 지식 덕분인지

무섭기는커녕

번개가 번쩍 하고 나면 천둥소리가 날 때까지 초를 재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이래저래 아이를 키우면서 새롭게 해 보는 것들이 많아

이 아이를 안 낳았으면 내 인생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 같았을까 하는 생각에

순간순간 하나님께 감사하고, 아이에게 고맙다.

저녁 8시는 된 듯 집안이 어둑하다.

굵은 빗소리도 후후둑 들린다.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지...

올 여름의 날씨는 참으로 새롭다.

늘 떼강도같이 내리는 비에,

도대체 끝이 안 보이는 습기에,

어디로 가야할지 찾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전국이 골고루 높은 기온을 보이는 이 여름.

그래도 시간이 가면 이런 계절이 그리워질 때가 올 것이다.

늘 지나간 것은 그리운 법이니까...

언젠가 그리워질 여름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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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0805

일상적인 수다 2013. 8. 5. 20:08

 

전례 없이 짧은, 그래서 시작할 때부터 너무 아깝기만 했던 방학이 가고 있다.

방학하기를 기다리던 7월에는

뭘 해야 이 짧은 방학을 알차고 재미있게 보낼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곧 나답게 다 내려놓았다.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며 보내도 아까워 하지 말기로 마음을 정하고 나니

뭔가 빽빽하게 방학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해방되었고,

평안한 마음으로 방학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방학을 맞이했어도 당장 그 주에는

아이 영재원 특강 뒷바라지에, 창의적 산출물대회 준비까지 하느라 덩달아 같이 바빴고,

지난 주 일주일 동안은 아이 학교 영어캠프 다니는 걸 핑계로, 사실은 습기와 더위에 지쳐

거의 집에만 있었다.

집에서 시원하게 샤워하고 책 읽는 나날이 정말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변화 없는 생활이 이어지니 의욕이 떨어져서 뭘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라는 것,

게다가 밤낮이 바뀌어서 뭘 좀 해 보려는 의욕이 생길 즈음이면 남들 잘 시각이 되어 있다는 것.

더이상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딱 좋은 기회가 왔다.

오늘부터 4일간 오전에 연수를 받으러 다녀야 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방학하고는 처음으로

오늘 평소처럼 아침 6시에 일어났다.

못 일어날 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오랜 기간을 그렇게 살아온 것이 몸에 배었는지,

아니면 미리 긴장한 마음이 몸을 깨운 건지

일어나졌다.

잠깐 동안이지만 떨어져 있던 일터의 동료들을 만나서 반가워 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생각하느라 머리를 쓰고 하며 반나절을 보내고 오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활력이 생겨 있었다.

독서에서 얻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

마약과도 같은 이 즐거움 때문에 나는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이 들지만 그것에서 얻는 즐거움의 깊이와 폭을 알기에 하지 않을 수 없는...

지식만 얻은 것이 아니라 활력도 덤으로 얻어온 덕분에

집에 오자마자 국수 삶아 콩국수를 만들어 아이와 점심을 먹고,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자기 공부에 몰입한 오후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재미없었을라나...?

나는 참 풍성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는데...

덥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기있게 지내야 겠다.

방학 때 하려고 미루어 둔 일들, 더이상 미루지 말고 하나씩 해결해야 겠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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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를 맞이하기가 마음 불편했던 이유는 순전히 드라마 때문이었다.

어쩌다 보니 첫 회부터 보게 된 드라마 '상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황당한 인물 설정에 어이 없어서 드문드문,

그러나 결국 관심 가지고 보게 되었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둘 다 이번 주에 끝난다는 것.

어떤 것이든 이별은 받아들이기 전에 몇 번의 마음 속 리허설과 심호흡이 필요하다.

 

두 드라마 다 '상처'와 '복수'에 대한 내용이다.

그것부터가 참 흥미로웠다, 요즘 '복수'가 대센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반증인지...

두 드라마 다 '상처'에 이유가 있다.

'복수'의 정당성을 높이려는 장치겠지.

그러나 '상어'에서 한이수의 죽음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민준국의 계략에 휘말리지 않는 박수하의 선택을 보면서

'남을 미워하는 일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던 장혜성 어머니의 유언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유치할 것 같아 정말 드문드문 보던 드라마라

장혜성 어머니가 전화로 유언하던 장면을 본 것은 우연이었다.

그러나 건성으로 보던 TV에 시선이 고정됐을 만큼 장혜성 어머니의 말씀은

가슴 깊이 와 꽂혔다.

어쩌면 지금 내게 주는 말 같이 들려서 더 인상 깊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을 미워하는 일로 네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라...

장혜성 변호사가 기억이 돌아온 박수하를 외면하다가 다시 직시하게 된 장면에서도

어머니의 유언은 다시 살아 빛을 발한다.

언젠가는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웃을 것 웃고 즐거워 해 가며 오늘을 누리며 지내자...

드라마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드라마 속에 이렇게 인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이...

그래서

내 선택이 옳았음을,

내가 가는 길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믿음을 가지고 힘있게 걸어나가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 '하루'를 산다.

지금 집안에는 락스 냄새가 진동 중이다.

덥고 습한 날이 계속되면서 화장실 타일 사이에 곰팡이가 다시 생기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학교 간 동안 없애려고 락스를 발라두었기 때문이다.

상황을 핑계 삼지 말고,

마음의 어리광에 이유를 돌리지 말고,

앞을 똑바로 보고 자신있게 걸어가야 겠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살아야 겠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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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0727

일상적인 수다 2013. 7. 27. 18:01

어제 저녁에는

몇 시간 동안이었지만

어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다시금 가슴이 졸아들 것 같은 시간이 있었다.

그 생각은 늘 그렇게 불쑥 찾아온다.

그러고는 머릿속과 마음속을 온통 헤집어 놓는다.

불안함에 굳은 얼굴로 보낸 밤이 지나고 새 하루가 시작되었다.

역시나 어제 그 생각의 여파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다시 '나'로 돌아왔다.

지금 내가 염려한다고 미래가 달라지진 않아,

그렇다면 안 올지도 모를 미래를 앞당겨 걱정할 필요는 없지,

오늘 하루라도 즐겁게, 알차게 보내는 것이 남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런 생각은 내려놓자,

내가 들고 전전긍긍해봐야 대책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러고 나니 다시 마음이 잔잔해졌다.

그 생각은 늘 그런 식이다.

불쑥 찾아와 온통 헤집어놓고 이렇게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걸 알면서도 매번 당하는 나는 도대체 뭔지...

멀리 볼 것도 없다.

주어지는 하루하루만 열심히 살면 된다.

열심히, 즐겁게, 누리면서...

 

그 전전긍긍하는 통에 식사 리듬을 잃어버렸다.

늦은 아침을 먹고나니 점심 때가 되어도 입맛이 없었다.

쿠키와 커피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맞은 저녁 시간.

뱃속이 살짝 빈 듯한 이 느낌이 오히려 좋은 걸 보니,

방학 동안은 1일 2식으로 지내봐야 겠다.

물론 성장기의 아이는 코렐 밥그릇에 밥 꽉꽉 눌러담아 1일 3식 먹일 거다.

나랑 키 같아지면 나를 업어주겠다고 했으니

어서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잘 먹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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