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쟁이의 다락방

'일상적인 수다'에 해당되는 글 355건

  1. 2013.09.10 힐링
  2. 2013.09.08 좀 다른 하루 1
  3. 2013.09.06 가을은 앓는 계절
  4. 2013.09.04 공정함을 원한다.
  5. 2013.08.20 베란다에 누가 산다.
  6. 2013.08.19 0819 오늘의 깨달음.
  7. 2013.08.15 최대한 덤덤하게...
  8. 2013.08.10 번쩍, 우르릉 쾅.
  9. 2013.08.05 독백0805
  10. 2013.08.01 드라마에서 인생을 본다.

힐링

일상적인 수다 2013. 9. 10. 01:29

몸도 마음도 피곤했던 하루. 뭐 이런 월요일이 다 있나 싶게...

 

뉴스가 막 시작될 즈음, 까무룩 잠이 들었나 보다.

잠결에도 내내 TV 소리를 들으면서

'저걸 꺼야 하는데... 꺼야 하는데...' 하면서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

한잠을 제대로 자야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잠을 제대로 자고 일어난 게 이 시각이다.

혼자 떠들고 있던 TV부터 끄고

자기 전에 했어야 했던 집안 정리를 이제야 하느라

이 방, 저 방 사브작거리며 돌아다니는데,

갑자기 모든 게 낯설다.

아... 아직 정신이 다 돌아오지 못했구나...

샤워하고 나니 정신은 좀 또렷해진다.

그러나 마음은...

 

뭔가 위안이 필요해.

다시 TV를 켰다.

케이블TV에서 드라마를 하고 있다.

이것, 본방을 챙겨보는 유일한 드라마인데...

이번에 보면 세 번째 보는 건데...

그래도 본다.

왜냐 하면 위안이 필요하니까.

주군을 빗댄 도자기 이야기,

염소와 늑대 이야기,

달달한 강사탕 이야기,

레이다와 방공호 이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윤미래의 그 목소리...

세 번을 보니 모든 비유가 완벽하게 이해가 되네.

난 이렇게 비유적인 대사가 많은 드라마가 좋다.

머리 쓰게 만드니까...

그리고 계산할 필요조차 없어보이는 남녀가 밀당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설레이게 만드니까...

이 설레임이 좋아서 드라마를 보게 된다.

실제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이렇게 설레임을 주는 사람이 좋다.

내가 인간을 좋아하는 유일한 이유다.

강해 보이는 그 누구도 사실은 손 잡아주고 싶도록 약한 구석이 있다는 것...

꼭 껴안아주고 싶게 만드는, 진심어린 눈물 한 방울은 가지고 있다는 것...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드라마에 집중하다 보면

현실에서 받은 상처에 조금은 둔감해진다.

이것도 힐링이라면 힐링이겠지.

완전히 치유받지는 못하지만...

다 똑같은 인간인데 누가 누굴 치유하겠어...

 

다시 잠들기 전에 꼭 해야 할 일 하나,

쌀 주문하기.

식구는 적지만 쌀은 20kg씩 사다 놓고 먹는데,

식구가 적은 데다가 현미와 섞어 먹으니 20kg 한번 사면 한참 먹는다.

햅쌀 나올 시점에서 쌀이 떨어져서

이번에는 맛있는 쌀을 사게 된 셈.

요즘에는 집에서 컴퓨터를 좀 오래 들여다 보고 있으면 울렁거린다.

일터에서 수업 외의 시간엔 내내 컴퓨터에 코 박고 있다 와야 해서 그런가.

컴퓨터울렁증이라니...

어찌 되었건 오늘은 주문해야 한다. 불끈.

 

나이 들었어도 소지섭, 저 사람은 참 멋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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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하루라고 하기에는, 실은 많이 다른 하루를 보냈다.

 

오늘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후배의 결혼식이 있었다.

시각이 딱 예배시간 중이라 참석을 망설였으나

그 오랜 기간 동안 한결같이 선후배 사이에서 든든한 다리 역할을 해온 아이(?)라,

그리고 생각해보니 나는 그 오랜 기간 동안 그 아이에게 딱히 뭘 해 준 적이 없는 것 같아

평소 주일보다 앞 시간에 있는 예배를 드리고 결혼식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건 정말 어디까지나 마음이었고,

다른 주일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은 현실이었다.

아침부터 예배에 늦어 허둥지둥 하루를 시작했더니

얼떨결에 한 시간이나 일찍 결혼식장에 도착해서 그 후배를 보고서야 정신이 들었다.

이후 한 사람씩 눈에 들어오는 동창들, 선후배들.

대학교 통신동호회 선후배들이라 온라인상에서 소식은 간간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오프라인 모임에 잘 나가지 않았던 나는 다들 10여 년만에 보는 셈이다.

나이에 걸맞게 조금 여유있는 풍채를 가지고 나타난 이도 있고,

얼굴에 주름 몇 개 더 늘어난 이도 있고,

나처럼 아이와 함께 온 이도 있고...

그래도 기본 얼굴은 그대로라 세월이 어디로 흘러간 건지 신기했다.

다들 생활이 바쁘니 이렇게 만나지 않으면 만나기 어려워

결혼식장에서 나와 가까운 커피전문점에서 다시 모여 앉았다.

공유했던 대학시절 이야기, 동창 이야기,

그리고 흘러간 세월에 맞게 노안 이야기, 건망증 이야기, 아이 이야기, 일 이야기...

집-일터-교회만 오가며 사는 내게는 평소에 전혀 입에 올릴 일 없는 화제들이었건만

꽤 긴 시간을 같이 있었는데도 지루하지 않았다.

같은 시대를 살며 같은 기억을 공유한다는 것이 이래서 좋은 거구나...

낯선 일정의 하루 끝에 피로는 몰려오지만

이해득실을 따질 필요 없는, 즐거운 만남이 있던 하루여서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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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은 일찍 찾아올 거라지.

가을추위가 길 거라지.

그러면 차라리 겨울이 일찍 왔다고 생각할까 한다.

언젠가부터 내게

가을은 앓는 계절이다.

마음이 어디에도 안정적으로 발을 디디지 못하고

구름처럼 부유하는 느낌.

가끔씩 그런 느낌인 것은 나쁘지 않으나

한 계절 내내 마음이 그런 상태인 것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출근하는 아침 전철에서 창 밖 풍경에 넋을 놓는 것, 곤란하다.

일터에 가야 하니까...

그냥 이거 타고 끝까지 가 버릴까 하는 충동적인 생각, 역시 곤란하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 해야 할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나는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야.'

심호흡을 하고는 씩씩하게 일터로 향한다.

그리고는 퇴근시각, 파김치가 되어 일터를 나설 때까지

쉼 없이 일한다.

작년에도 그렇게 일에 파묻혀 이 계절을 모른 척하며 보냈다.

올해도 그렇게 보내게 될까?

모르겠다, 인생은 내 맘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찾아오는 대로 맞이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힘들면 힘드는 만큼

그냥 겪으면 된다는 것.

때가 되면, 그러면 어떤 것이건 결국 지나간다는 것.

이제는 아니까...

가을이 와도 걱정하지는 않는다.

살랑이는 바람에 나를 맡기면 된다.

기분좋은 바람이 불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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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나날이 가고 있다.

그 와중에 아이에게 힘든 시간이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힘든 시간이 가.고.있.다.

아이와 나, 우리에게 그 시간은 아직도 ing다.

아이가 받은 상처...

담임선생님의 형식적인 대처...

그로 인해 더 상처 받은 나.

다음 주에 아이 학교 상담주간이라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시간을 약속한 상태였다.

그 때까지 2주를 기다릴 수가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는 촌각을 다투는 일이었는데,

담임선생님에게는 별난 아이에, 유난스런 엄마로 보였을까?

그래도 상관 없는데...

공정하게만 사안을 처리해 주었으면

지금까지 내가 그 일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일하면서도 생각하고, 밥 먹으면서도 생각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생각하는

그런 일은 당하지 않아도 될 텐데...

나는 지금 그러고 있다.

하려고 맘먹고 그러는 게 아니라

나도 모르게 계속 생각이 나고, 분한 마음에 혼자 중얼거리고,

그러다가 혼자 속상해 하고, 혼자 눈물 글썽거리고...

담임선생님에 대한 아이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

그나마 담임선생님을 옹호하는 말을 하던 나도

이번 일로 더이상 담임선생님의 편을 들어주고 싶지 않아졌다.

머리가 먼저 '이건 아니다.' 하고,

마음이 싫다고 하니까...

이제 내게 남은 것은

아이가 올해 남은 한 학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힘을 주는 일뿐.

올 가을에는 같이 기차여행이라도 꼭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서 버리고 올 것이 생겼으니까,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일터는 말할 수 없이 바빠졌다.

다른 부서 일이 분명함에도 거절하지 못하고 떠맡는 부장님,

(아... 그거 다 내 일인데...ㅠㅠ)

자기 일이 분명함에도 작년에도 내가 안 하고 네 자리의 사람이 했으니 억울해 하지 말고 올해도 네가 하라며

당당히 일을 넘기는 50대 일터 사람.

(이 상황을 이야기했더니 누군가가 그랬다, 세금도둑이라고...ㅎㅎㅎ 쪼오끔 시원했다.)

저 둘 때문에 내가 더 힘든 게 사실인데,

일터 내 주변의 누구도 그걸 부정하지 못하는데,

사실 나는 아이의 일 때문에, 마음이 거기에 가 있느라

일터의 일이 힘든 건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터진 눈의 실핏줄은 시간 지나면 낫겠지...

 

뭐든 공정하면 좋겠다.

내가 주어지는 일을 많이 하면 할수록 일 잘 한다고 인정 받는 것처럼

아이의 일도 공정하게 댓가가 주어지면 좋겠다.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부끄러워 하고, 반성하고, 사과하고...

우리는 용서할 기회를 얻는 것이 공정하다.

미워하고, 분노하고, 그래서 불평하고, 믿지 못하는 그런 마음을

아이가 가지지 않도록...

더이상 아이 마음 다치지 않도록...

모두가 하나님의 섭리 아래 공정한 결과를 얻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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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렇게 느꼈나?

어제 저녁, 거실에 불어드는 바람이 유난히 선선했다.

갑자기 '어, 이제 가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

재작년부터였던 것 같다.

이렇게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쓸쓸함이 확 밀려온다.

그 해부터 가을을 보내기가 참 버거웠다.

일단 가을만 지나가면 되는데...

가슴 저 밑바닥까지 들춰내는 그 선선한 바람만 그치면 괜찮아지는데...

그 짧은 가을을 지내기가 여름보다 어렵다는...

올 가을은 또 어찌 보낼지...

 

얼마 전부터 밤이면 베란다에서 소리가 난다.

한여름에는 들린 적 없었던 귀뚜라미 소리...

너희를 우리 집에 들인 적이 없는데, 도대체 너희는 어떻게 여기에 들어온 거니?

처음에는 1층 화단에서 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나 싶었는데,

잘 들어보니 소리가 아주 가까운 데서 난다.

우리 집은 4층...

너희,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니...?

한 마리의 소리가 아니라 세 마리 정도가 돌아가며 내는 소리가

밤이면 우리 베란다에서 들리고 있다.

미스테리하면서도 가을의 정감이 물씬 느껴지는 소리...

이왕 들어왔으니 같이 잘 살아보자.

그런데 베란다에서만 살아야 한다.

집안으로 들어오는 건, 오,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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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역시 일을 해야 활력이 생긴다.

지각할까봐 긴장감에 잠을 설쳐서 양쪽 눈에 핏줄이 다 터졌는데도

일터에서 돌아와서는 바로 저녁 반찬용으로 뚝배기불고기 만들기에 돌입한 나.

달달짭잘한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니 입 짧은 아이도 주방에 다녀간다,

뭘 만들길래 이렇게 맛있는 냄새가 나냐고...

뚝배기불고기의 생명은 당면이다.

적어도 우리에게는 그게 진리.

당면 가득 넣고 국물 자작하게 해서는 완성.

아, 저녁밥을 또 너무 많이 먹었다.

어제 아이 실험용으로 쓴다고 전자체중계를 샀는데,

거의 일 년만에 올라가 보니, 헉...

몸무게가 늘었다.

역시 많이 먹고 안 움직이면 살 찌는 게 당연하지.

내일부터는 저녁식사를 좀 줄여야 겠다.

'포동포동한 나'는 싫다.

 

둘.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정말 사랑한다.

나는 평소에 좋아한다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 말을 끝까지 책임지지 못할까봐...

그러니 사랑한다는 말은 더더욱 하지 않는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일을 하고 있을 때만큼은 힘든 것도, 아픈 것도 모르겠더라는 것.

아, 내가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달은 것은 작년이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비중 있는 업무를 맡은 해였는데,

힘은 들었지만

일하는 내내 즐거웠고, 주변으로부터 인정도 받을 수 있었고, 보람도 컸다.

이렇게 사랑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주시고,

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능력도 주시고,

그리고 일하는 내내 즐거워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신 하나님께

날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항상 이 마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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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2학기 시작이다.

올해는 워낙 여름방학이 짧아서 아쉬울 것도 없다...ㅠㅠ

그래도 다시 바쁜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슬슬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늘 그래왔듯이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대로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겨울방학도 맞이할 수 있을 것이고, 또 한 해를 무사히 살아내게 될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최대한 덤덤하게 오늘을 보내고 있다.

오늘이 인생의 끝이 아니니까.

오늘이 세상의 끝이 아니니까.

 

아, 내일부터의 일상을 위해 오늘 한 준비 하나 있다, 미용실 다녀오기.

늘 '너무 짧은' 머리를 유지해 오다가 이번 여름에 한번도 미용실에 가지 않았다.

4개월은 기른 것 같다.

쑥쑥 자란 머리가 거의 단발 정도 되어서 '좀 길러볼까?' 하는 마음이 살짝 들었으나,

오늘 다시 짧게 잘랐다.

제멋대로 방향 잡는 곱슬머리라 아침마다 드라이를 해야 하는데,

그건 정말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기에...

귀 뒤로 넘길 머리가 없어지니 정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느낌이다.

긴 주말을 보낸 느낌...

그러고 보니 오늘 제법 바빴다.

집안 대청소하고, 매트도 일광소독한다고 널고, 미용실도 다녀오고...

 

요리에 대한 의욕만 다시 솟아오르면 되겠구만.

아직 더워서 그런지 주방에서 뭘 신나게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사실 먹고 싶은 욕구도 없어서

혼자 살면 저절로 1일 1식 할 것 같은데,

아이가 있으니 아이 챙겨 먹이려면 그건 안 되고...

방학 동안 잘 먹이지 못한 것 같아 아이에게 미안하다.

저혈압이라 무더위에 살아남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는 건 나만의 핑계.

이제 다시 바빠지면 그 활력으로 다른 일도 부지런히 해야 겠다.

아듀, 2013년의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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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오더니 잠시 개었던 하늘.

지금은 번쩍, 우르릉 쾅 아주 요란스럽다.

번쩍 하고는 틈 없이 바로 우르릉 쾅 하는 걸 보니

가까이서 번개가 치는 모양.

날씨가 이러니 독서캠프 마지막 날이라 학교에 가 있는 아이가 먼저 걱정된다.

어둡고 천둥번개 치는 날을 무서워 하는데...

그래도 엄마가 가까이에, 집에서 자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좀 덜 무서워 할라나...

나도 마음이 불안정하던 시절에는 이런 날씨가 참 무서웠었는데,

요즘에는 아줌마가 된 탓인지, 훌쩍 먹은 나이 덕분인지, 아니면 아이가 알려준 과학적 지식 덕분인지

무섭기는커녕

번개가 번쩍 하고 나면 천둥소리가 날 때까지 초를 재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이래저래 아이를 키우면서 새롭게 해 보는 것들이 많아

이 아이를 안 낳았으면 내 인생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 같았을까 하는 생각에

순간순간 하나님께 감사하고, 아이에게 고맙다.

저녁 8시는 된 듯 집안이 어둑하다.

굵은 빗소리도 후후둑 들린다.

장마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인지...

올 여름의 날씨는 참으로 새롭다.

늘 떼강도같이 내리는 비에,

도대체 끝이 안 보이는 습기에,

어디로 가야할지 찾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전국이 골고루 높은 기온을 보이는 이 여름.

그래도 시간이 가면 이런 계절이 그리워질 때가 올 것이다.

늘 지나간 것은 그리운 법이니까...

언젠가 그리워질 여름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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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수다 2013. 8. 5. 20:08

 

전례 없이 짧은, 그래서 시작할 때부터 너무 아깝기만 했던 방학이 가고 있다.

방학하기를 기다리던 7월에는

뭘 해야 이 짧은 방학을 알차고 재미있게 보낼까 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곧 나답게 다 내려놓았다.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며 보내도 아까워 하지 말기로 마음을 정하고 나니

뭔가 빽빽하게 방학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해방되었고,

평안한 마음으로 방학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방학을 맞이했어도 당장 그 주에는

아이 영재원 특강 뒷바라지에, 창의적 산출물대회 준비까지 하느라 덩달아 같이 바빴고,

지난 주 일주일 동안은 아이 학교 영어캠프 다니는 걸 핑계로, 사실은 습기와 더위에 지쳐

거의 집에만 있었다.

집에서 시원하게 샤워하고 책 읽는 나날이 정말 좋았다.

그러나 문제는 변화 없는 생활이 이어지니 의욕이 떨어져서 뭘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더라는 것,

게다가 밤낮이 바뀌어서 뭘 좀 해 보려는 의욕이 생길 즈음이면 남들 잘 시각이 되어 있다는 것.

더이상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딱 좋은 기회가 왔다.

오늘부터 4일간 오전에 연수를 받으러 다녀야 일정이 시작되는 것이다.

방학하고는 처음으로

오늘 평소처럼 아침 6시에 일어났다.

못 일어날 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오랜 기간을 그렇게 살아온 것이 몸에 배었는지,

아니면 미리 긴장한 마음이 몸을 깨운 건지

일어나졌다.

잠깐 동안이지만 떨어져 있던 일터의 동료들을 만나서 반가워 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생각하느라 머리를 쓰고 하며 반나절을 보내고 오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활력이 생겨 있었다.

독서에서 얻는 것과는 또 다른 즐거움.

마약과도 같은 이 즐거움 때문에 나는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힘이 들지만 그것에서 얻는 즐거움의 깊이와 폭을 알기에 하지 않을 수 없는...

지식만 얻은 것이 아니라 활력도 덤으로 얻어온 덕분에

집에 오자마자 국수 삶아 콩국수를 만들어 아이와 점심을 먹고,

아이는 아이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자기 공부에 몰입한 오후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재미없었을라나...?

나는 참 풍성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는데...

덥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기있게 지내야 겠다.

방학 때 하려고 미루어 둔 일들, 더이상 미루지 말고 하나씩 해결해야 겠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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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  (0) 2013.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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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를 맞이하기가 마음 불편했던 이유는 순전히 드라마 때문이었다.

어쩌다 보니 첫 회부터 보게 된 드라마 '상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황당한 인물 설정에 어이 없어서 드문드문,

그러나 결국 관심 가지고 보게 되었던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둘 다 이번 주에 끝난다는 것.

어떤 것이든 이별은 받아들이기 전에 몇 번의 마음 속 리허설과 심호흡이 필요하다.

 

두 드라마 다 '상처'와 '복수'에 대한 내용이다.

그것부터가 참 흥미로웠다, 요즘 '복수'가 대센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그만큼 팍팍해졌다는 반증인지...

두 드라마 다 '상처'에 이유가 있다.

'복수'의 정당성을 높이려는 장치겠지.

그러나 '상어'에서 한이수의 죽음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민준국의 계략에 휘말리지 않는 박수하의 선택을 보면서

'남을 미워하는 일로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던 장혜성 어머니의 유언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유치할 것 같아 정말 드문드문 보던 드라마라

장혜성 어머니가 전화로 유언하던 장면을 본 것은 우연이었다.

그러나 건성으로 보던 TV에 시선이 고정됐을 만큼 장혜성 어머니의 말씀은

가슴 깊이 와 꽂혔다.

어쩌면 지금 내게 주는 말 같이 들려서 더 인상 깊었는지도 모르겠다.

남을 미워하는 일로 네 인생을 낭비하지 말아라...

장혜성 변호사가 기억이 돌아온 박수하를 외면하다가 다시 직시하게 된 장면에서도

어머니의 유언은 다시 살아 빛을 발한다.

언젠가는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웃을 것 웃고 즐거워 해 가며 오늘을 누리며 지내자...

드라마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드라마 속에 이렇게 인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남의 인생이 아닌 나의 인생이...

그래서

내 선택이 옳았음을,

내가 가는 길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믿음을 가지고 힘있게 걸어나가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또 '하루'를 산다.

지금 집안에는 락스 냄새가 진동 중이다.

덥고 습한 날이 계속되면서 화장실 타일 사이에 곰팡이가 다시 생기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학교 간 동안 없애려고 락스를 발라두었기 때문이다.

상황을 핑계 삼지 말고,

마음의 어리광에 이유를 돌리지 말고,

앞을 똑바로 보고 자신있게 걸어가야 겠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살아야 겠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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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블랙커피원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