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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수다'에 해당되는 글 355건

  1. 2013.07.27 독백0727
  2. 2013.07.22 상반기 결산
  3. 2013.06.29 빈둥주말 이야기 2
  4. 2013.06.25 묵묵히 걷자.
  5. 2013.06.06 아이와 나
  6. 2013.04.27 새 집에서의 일주일.
  7. 2013.02.10 분명하지 않아 침묵 중.
  8. 2013.01.09 날 잡았네, 추운 날 외출... 2
  9. 2013.01.06 말로만 걱정하지 말고...
  10. 2012.12.29 숙제 끝!

독백0727

일상적인 수다 2013. 7. 27. 18:01

어제 저녁에는

몇 시간 동안이었지만

어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다시금 가슴이 졸아들 것 같은 시간이 있었다.

그 생각은 늘 그렇게 불쑥 찾아온다.

그러고는 머릿속과 마음속을 온통 헤집어 놓는다.

불안함에 굳은 얼굴로 보낸 밤이 지나고 새 하루가 시작되었다.

역시나 어제 그 생각의 여파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다시 '나'로 돌아왔다.

지금 내가 염려한다고 미래가 달라지진 않아,

그렇다면 안 올지도 모를 미래를 앞당겨 걱정할 필요는 없지,

오늘 하루라도 즐겁게, 알차게 보내는 것이 남는 거니까,

그러니까 그런 생각은 내려놓자,

내가 들고 전전긍긍해봐야 대책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니까.

그러고 나니 다시 마음이 잔잔해졌다.

그 생각은 늘 그런 식이다.

불쑥 찾아와 온통 헤집어놓고 이렇게 슬그머니 사라진다.

그걸 알면서도 매번 당하는 나는 도대체 뭔지...

멀리 볼 것도 없다.

주어지는 하루하루만 열심히 살면 된다.

열심히, 즐겁게, 누리면서...

 

그 전전긍긍하는 통에 식사 리듬을 잃어버렸다.

늦은 아침을 먹고나니 점심 때가 되어도 입맛이 없었다.

쿠키와 커피로 대충 점심을 해결하고 맞은 저녁 시간.

뱃속이 살짝 빈 듯한 이 느낌이 오히려 좋은 걸 보니,

방학 동안은 1일 2식으로 지내봐야 겠다.

물론 성장기의 아이는 코렐 밥그릇에 밥 꽉꽉 눌러담아 1일 3식 먹일 거다.

나랑 키 같아지면 나를 업어주겠다고 했으니

어서 그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잘 먹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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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지난 주 금요일에 방학식을 했고,

내게는 내일이면 3주간의 자유가 주어진다.

일터에서의 시간들을 생각해 보니,

잔뜩 긴장하며 보낸 3월과는 달리

그 이후는 정말 뺀질거리며 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나온다.

일단 올해 내게 주어진 업무가 작년에 다 해 본 업무들이어서 긴장감이 덜 했고,

양을 봐도 작년의 반 정도밖에 안 되니 앞으로 다가올 업무까지 예상하며 준비할 여유까지 있었다.

부장님은 올해 처음 이 부서 업무를 하는지라 정보면에서는 오히려 내가 우위.

당연히 내 업무에 대해서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했기에

시키는 대로 할 필요 없으니 오히려 마음은 편했다.

아이의 영재원 공부에 신경 쓰는 게 더 마음에 부담이었다고 하면

얼마나 마음 편하게 일했는지 알 만하지 않을런지...

그러나 일터에서의 생활이 체력과 시간면에서는 작년보다 부담이 컸다.

일단 출퇴근길이 조금 더 길어지면서 퇴근시각이 늦어졌고, 힘도 좀 들었다...ㅠㅠ

오가는 시간 동안 생각할 여유가 있어서 좋았고,

작은 성경을 가지고 다니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고 기도할 수 있어 좋았지만,

그건 심리적인 부분이고 체력은 또 다른 문제니까...

그래도 일터에서 점심을 너무 잘 먹어서 살은 좀 쪘지 싶다.

아마 방학 동안 살이 조금 빠질 듯...

아까까지만 해도 방학을 한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다가

해 넘어가고 나니 내일 방학식 한다는 것이 마냥 흐뭇해지고 있는 중이다.

아이 공부하는 것도 도우면서 짬짬이 놀러도 다니고

알차게 이 여름을 잘 보내야 겠다.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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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즈막히 일어나 시간에 쫓기지 않는 브런치 먹고,

싸 가지고 온 일거리 얼른 끝내고,

거실에서 뒹굴거리며 TV를 보며 보내는 토요일.

혈기왕성한 아이에게는 지루한 주말일지 모르겠으나

분단위로 시간에 쫓기며 일주일을 보낸 내게는 이만한 보상이 없다.

샐러리맨 남편들이 TV에 코 박고 뒹굴며 주말 보내는 걸 200% 이해한다는...

점심때가 한참 지나 점심을 먹기에도 저녁을 먹기에도 어정쩡한 시간에 배가 고파

빵과 과일로 대충 허기만 면하고 다시 빈둥거리는 중이었다.

'상어'스페셜이 나와서 그거 보다가 중간중간 잠깐씩 졸다가

'직장의 신'이 나와서 또 미스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한참 통쾌해 하며 보다가

'커피 프린스 1호점'이 나와서 또 그거 한참 보다가 

눈이 뻑뻑해서 잠깐 눈 감고 있기도 했다가...

 

병원에 갈 시간 내기로 어려울 정도로 바쁜데, 감기 기운이 다시 도져서 힘든 일주일을 보냈다.

타이레놀 콜드를 비타민 먹듯 먹으며 식은 땀을 흘리며 보낸 이번 주.

열에 오한에, 콧물에, 기침까지...

결국 어제는 목소리까지 확 가서 초긴장 상태에서 하루를 버텼다.

오늘 아침까지도 그저 그런 상태라 약만 먹고는 빈둥거리고 있는데,

이 빈둥거림이 약이 되어 내일이면 씻은 듯이 나으면 좋겠다.

병원에 가봤자 들을 말은

만성피로에 과로, 면역력 저하, 그로 인한 감기 바이러스의 침투 등등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지라

병원에 다녀오는 수고로움까지도 빈둥거림으로 대체하고 싶어서 하루종일 그저 TV 앞에서 뒹굴고 있는 중.

이런 시간이 있어야 다시 펼쳐질 일주일을 힘차게 살아가지 싶다.

집안일도 할 건 많지만 '내일도 날이지 않은가?' 하는 마음으로 못 본 척하고 있다.

지금 힘겹게 하는 것보다 힘 날 때 하면 더 즐겁게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기합리화일까...

빈둥거리며 보낸 하루 끝에 어둠이 내려앉으니 이제야 정신이 좀 드나 보다.

휘청거리며 일어나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밥도 앉혔다.

그리고 여기에 이렇게 글도 남긴다.

나중에 보면서 요즈음의 지친 나날이 다시 새록새록 느껴져서 눈물 지을라나...

뭐, 그건 나중 일이고.

당장은 감기 증상을 물리치는 게 급하므로 무조건 쉴란다.

 

일 년의 반이 갔다, 벌써.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기에 가버린 시간에 후회는 없지만, 여전히 점점 더 빨라지는 것 같은 시간은 아깝다.

조금만 천천히 갔으면...

커가는 아이도 한번 더 찬찬히 바라보고, 내 살아가는 모습도 지긋이 쳐다볼 수 있게

조금만 더 천천히 흘러갔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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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같이 일했던 동갑내기 동료를 얼마 전에 만나 같이 저녁식사를 했다.

둘 다 이야기 나눌 상대가 필요했던지 식사는 뒷전이고 음식점 문 닫을 때까지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워낙에 에너자이저인 그 동료의 말이,

올해 들어 자기가 의욕도 예년만 못하고, 실수가 잦고, 임기응변으로 상황을 모면할 때가 많고, 그런 자신이 참 싫단다.

거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그럴 때가 되었다.'였다.

전에 신문에서 보니 인생에는 사춘기만 있는 게 아니라 '사추기'도 있단다.

증상은 동료가 말한 딱 그 증상.

나에게 작년부터 찾아온 증상과 비슷하기도 해서 그 신문기사를 유심히 읽었었는데

해결방법은,

뭐 있겠는가,

사추기임을 인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다독이며 어려운 시기를 잘 넘기는 수밖에...

그 동료에게도

'그럴 수도 있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실수를 했을 때에도 괜한 마음의 상처 만들지 말고 얼른 툭툭 털어버리라고 했다.

나도 그런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우리 나이가 그런 마음이 들 시기인 것 같다고도 했다.

그 동료는 나의 이 어른스러운 조언에 무척 힘은 얻은 듯했다.

같은 마음의 동요를 겪는 사람으로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일 뿐이었는데...

'이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지난 날의 일로 말할 날이 오겠지.

 

오늘의 마음의 동요는, 저녁 산책을 나가자는 아이의 제안덕분에 시원한 바람에 날리고 왔다.

아이가 2년간 공부한 방과후학교 반이 있는데,

고학년 반이 없어 수업을 같이 하지는 못하고

그 수업이 있는 날이면 아이가 강사선생님을 찾아가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오곤 했다.

그 때마다 선생님께서는 교육청 영재원에서의 수업 이야기도 물어봐 주시고

아이 몫으로 과학실험 재료들을 따로 챙겨와서 주시곤 했다.

몇 번을 아이가 재료를 받아오자 엄마 입장에서 그냥 있기가 죄송스러워서

아이 편에 선생님 드실 간식을 조금 보내려고 사러 나간 길이기도 했다.

오늘따라 바람이 참 시원하게 불었다.

조금씩 어두워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따뜻한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길.

마음의 복잡함을 눌러놓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마음이 출렁거리고 머릿속이 복잡할지라도

거기에 휩쓸리지 말고

앞만 보고 내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걷는 것,

하루하루 그렇게 살려고 한다.

오늘도 또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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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옆자리 분이 말씀하시길,

나와 아이가 통화하고 있는 걸 들으면 꼭 친구하고 대화하는 것 같댄다.

야호! 딱 내가 원하는 바인데...

어릴 때부터 아이라고 해서 무시하고 강요하며 키우지 않았고

아이의 의견도 나와 동일한 한 사람의 의견으로 존중하며 키우긴 했지만,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를 끌고 가야 하는 사람이 아닌, 아이와 나란히 걸어가야 하는 사람으로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내가 하는 생각이 아닌, 하나님이 주시는 '엄마'로서의 지혜라고 생각한다.

 

5학년이 된 아이는 여전히 씩씩하게 자기 생활을 잘 해 나가고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중간고사에서 평균 98점 정도 나왔으니 공부도 잘 하고 있는 것 같고,

잘난 아이를 시기, 모함하며 거칠게 대하는 요즘 아이들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경우에 맞게 잘 대응하고 있는 이야기를 전해 들어보면 학교생활 또한 내가 간섭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교육청 영재원에서도 그 뛰어난 아이들 틈에서

기죽지 않고 오히려 발표도 잘 하고 조 아이들을 리드하며 공부하고 있고

같이 공부하는 아이들의 성격이나 수준이 내 아이와 잘 맞아 아이가 만족해 하니

그 또한 감사하다.

작년부터 온 그분(=사춘기)이 이제는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는지 가끔 말투가 반항적일 때가 있으나

영민한 아이라 차분히 이야기하면 금새 잘못을 수긍하고 반성하니

아직은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감사한 일.

아이의 말대로 그분이 큰 회오리를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 주길 기도할 뿐이다.

올해와 내년은 중학교 생활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

올해 들어 아이와 중학교 생활과 중학생으로서의 공부 방법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리 준비해서 습관이 들면 중학교에서도 지금처럼 자기 생활을 잘 하리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내가

초등학생인 지금까지보다 중학생이 된 이후에 아이에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그 또한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오늘 아이는 학급 예선을 1등으로 통과해서 교내 독서퀴즈대회에 나갔으나

아무 상도 받지 못했다.

마침 산행대회가 있는 날이라 일찍 퇴근해와서 아이를 기다리고 있던 나는

아이를 보자마자 그 결과부터 물어봤는데,

아무 상도 받지 못했다는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아이에게 너무 많이 미안해졌다.

아이의 말투부터가

자기 스스로에게 속상한 것보다 엄마에게 미안해 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게 확 느껴져서

엄마에게 이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하나 하는 걱정에 아이가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았기 때문이었다.

재작년과 작년보다 열심히 준비하지 않은 과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말과 함께

시험은 반이 운이니 운이 없었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해 주고는

아쉽겠지만 어차피 지나간 일이니 잊어버리라고 했다.

바꿀 수 없는 과거를 마음에 짐으로 두는 일은 그야말로 감정의 낭비니까...

그러나 한편으로는

1교시부터 4교시까지 내내 과학행사의 도우미를 하느라 힘들었을 아이에게

5교시에 있었던 독서퀴즈대회 골든벨은 체력적으로 큰 부담일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에

속상한 마음도 든다.

체력이 딸리는 자식을 둔 엄마 입장에서의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ㅠㅠ

다행히 아이는 많이 속상해 하지는 않았지만 기분전환이 필요한지

내가 이마트에 장 보러 갈 예정이라고 하자 같이 가겠다고 했다.

산행대회로 지친 내가 잠깐 낮잠에 빠진 후 저녁을 먹고나서야 이마트로 출발할 수 있었다.

여느 때 같으면 외출에서 돌아올 시간에 집을 나서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 셈이다.

이사한 후 이마트에서 조금 더 멀어져서 잘 가지 않았던 터라 이것 저것 살 것이 많았다.

그리하여 이마트에서 집으로 돌아온 것이 저녁 10시 반이 넘은 시각.

4시간에 걸친 과학행사 도우미에, 독서퀴즈대회까지 하느라 지쳤던 아이는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옷도 벗지 못하고 거실에서 잠들어버렸다.

그 정도로 피곤했으면 차라리 이마트에 가지 말자고 하지...ㅠㅠ

잠든 아이의 옷을 갈아입히고, 물티슈로 얼굴과 손, 팔을 닦아주고,

전자모기향을 꺼내 매트를 끼웠다.

아이와 나, 새 집에서의 첫 여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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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바람이 제법 부는 것이 느껴진다.

일주일 전까지 4년 동안 살던 집은 우리 집보다 높은 건물이 많이 있던 지역의 2층이라

바람에 창이 덜컹거리는 걸 느낄 기회가 별로 없었지만 여기는

주변에 낮은 빌라들이 주로 있는 주택가의 아파트 4층이다 보니

베란다에서 보면 주변의 옥상들만 주르르 보인다.

본의 아니게 우뚝 솟은 셈이라 바람이 부니 막아줄 것이 없어 바로 창을 흔드는 것.

이 집으로 이사하기로 한 이후 엄마 집에서 피난생활한 것이 7주.

엄마도 힘들었겠지만, 아이도 힘들어했고 나도 더 할 나위 없이 지쳤다.

그래서 막상 이사를 하고나자 그만 긴장이 풀려버렸나 보다.

빨리 짐정리를 해야 겠다는 생각도 없고,

페인트칠 할 곳도 있고 도배해야 할 곳도 있는데

서둘러 해야 겠다는 생각이 안 든다.

당장 써야 하는 주방과 침실, 욕실만 정리해 놓고는

쉬엄쉬엄 정리하자고, 그것도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다.

이사하기까지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기적인 면과 위선, 악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1초 뒤면 드러날 일인데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뻔뻔하게 이기적인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

사람답게 사는 사람이 참으로 많지 않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고,

이런 악한 세상에 내 주변에는 그래도 사람다운 사람이 많음을 다시 한번 감사 드렸다.

새 집이라 좋긴 했지만 좁은 집에서 4년을 살았던 터라

이번에는 오래 되긴 해도 넓은 집에서 살아보기로 했다.

아이가 자유롭게 뛰어다니게 하고 싶어서 아랫층 없는 빌라를 주셨으면 했는데,

집 보러 나간 첫 날 운명처럼 이 집을 만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알고 이리로 이사하기로 했다.

아파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는 아파트라도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라 많이 건조하지도 않고

높은 건물 없는 높이에 정남향이라 햇빛이 잘 들고 따뜻하다.

하늘도 훨씬 많이 보인다.

제일 좋은 점은 아이 학교에서 걸어서 2분 거리에 있다는 점.

이전 집도 걸어서 10분 거리이긴 했지만 건널목을 두 개나 건너야 하는 데다가

아이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 아니어서 등하굣길의 위험성에 늘 신경이 쓰였는데,

다행히 졸업하기 전에 학교 가까이에서 살게 되어 그 점이 제일 감사하다.

전보다 방이 하나 더 늘어나 방 하나는 아이의 책상만 둔 아이 방으로 하고

제일 작은 방에 책장을 다 넣고 책은 모두 거기에 꽂기로 했다.

일명 책방을 따로 두기로 한 것.

아이 방과 마주 보고 있는 그 방은 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벽면이 다 책장이다.

아이도 나도 제일 좋아하는 방이 될 것 같다.

넓은 집에 오니 무엇보다도 아이가 참 좋아해서

모처럼 엄마 노릇을 한 것 같아 기쁘고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더 넓은 집으로 옮길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고,

재물 얻을 능력을 주셔서 어제보다 오늘이 더 부유하게 채워주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심란했던 2월 중순부터 읽기 시작했던 신약성경을

출퇴근 시간 짬짬이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에 요한계시록까지 다 읽었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어서 내려놓아야 했던 문제들이 그 기간 동안

다 해결되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내가 해야 했던 것은 그저 믿고 따르는 것뿐이었던 것이다.

실제로도 그 상황 속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것뿐이었다.

요한계시록의 가장 마지막 장을 덮고나자 제일 먼저 든 깨달음이

작은 것이 모여 큰 것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갈아타며 출퇴근하는 지하철 속에서 정말 잠깐씩 읽었을 뿐인데

수십 년 동안의 믿음생활 동안 한번도 해내지 못했던 신약 통독을 해냈으니,

작은 것의 힘이 새삼 놀라웠다.

마찬가지로 나의 이 작은, 보잘 것 없는 믿음도

차곡차곡 쌓여서 하나님의 큰 일에 쓰일 수 있기를 기도한다.

 

우리에게 허락해주신 이 집에서

더욱 더 기쁘고 감사한 일이 많이 생기게 하여 주시고,

우리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인도하여 주시길...

하나님의 자녀로 부를 누릴 수 있도록 모든 필요를 채워주시길...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하나님께서 먼저 그 놀라우신 능력으로 해결하여 주시길...

그리하여 순종하며 사는 우리의 삶이 주변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길

기도합니다.

저희에게 허락하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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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 걸 좋아하는 나.

그러나 요즘은 감정도, 위치도, 내 안의 생각들도

분명하지 않아 여기에 뭐라 쓸 말이 없다.

억울함과 화와 분노는 어차피 내 안의 감정이라 스스로 삭여야 할 터이고,

그건 일정 이상의 격리와 시간이 필요하다.

올해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는 하나님만이 아시는 일이라

그것 역시 기다림과 절대순종이 필요한 일.

정당하지 않은 일들이 포장만 반지르르하게 되어 버젓이 정당화되고 있는 몇몇 현실을 접하고 보니

참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이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다만 바라기는,

이 모든 분명하지 않은 것들이 이번 주 안에 다 잘 해결되어

다음 주에는 훌훌 여행이라도 다녀올 수 있기를...

내가 애써 들고 동동거려봐야 하나도 해결할 수 없음을 너무도 잘 아는데,

어리석은 나의 마음은 내려놓지 못한 무거운 짐을 양 손에 든 채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제발 이번 주 안에 모두 다 해결되어

다음 주에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으며 놀러 갔다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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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라고 하지만

아이 발 깁스 후유증에,

아이가 학교에서 공부하는 수업 두 개에,

게다가 날은 또 얼마나 추웠는지...

이래저래 통 나가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고 있는 중이었다.

집순이인 나는 좋았지만

한창 돌아다니고 싶을 나이인 아이는 답답했을 것이다.

그래도

날마다 온찜질을 계속 하고 있는데도 깁스했던 부위가 아플 때가 있다고 하고,

매일 아침에 가야 하는 학교 영어캠프에, 2학기에 이어 계속 주1회 가는 학교 STEAM수업까지

아이 스케쥴이 바빠 답답해도 참으라고 하고는 모른 척했는데,

어제는 시내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가 늦어져서 가지 말자고 하니

아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는 통곡을 했다.

이렇게 3주나 하는 줄 알았으면 영어캠프에 신청하지 않았을 거라는 둥,

꾸물거리지 말고 외출 준비를 좀 빨리 할걸 후회된다는 둥,

모든 게 후회된다는 이야기.

아이는 심각하게 엉엉 우는데 듣고 있노라니 나는 왜 이리 웃긴지...큭...

결국 춥긴 하지만 오늘 오후에 시내 나들이에 나섰다.

목적지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작년부터 역사에 관심을 보이더니 요즘은 우리나라 근대사에 몰입 중인 아이가

가기 원한 곳이다.

아직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든 볼거리가 다 깨끗해서 좋았고,

초등 고학년에게 딱 맞춤인 체험프로그램이 있어서 더 잘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제 세상 만났으니 완전히 신이 났고,

4시간여를 관람하면서도 지루해 하지 않았다.

물론 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 만큼 모든 콘텐츠가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의 방으로 꾸며진 곳의 창 밖 풍경이 참 인상적이었다.

마침 놀이 지며 땅거미가 내려올 시각이라 더 아름답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퇴근시각의 정체에 섞이기 싫어 서둘러 돌아온다고 왔지만

겨울이라 해는 일찍 지고...

발목의 다친 부위가 조금 아프다던 아이는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자리에 앉은 잠시 후 스르르 잠이 들었다.

곤히 든 잠에서 강제로 깨야 하는 일이 제일 싫은 나로서는

잠든 아이를 깨우는 것도 그못지 않게 어려운 일.

역시나 아이는 내릴 곳에 거의 왔으니 깨어야 한다는 말에

짜증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런 아이의 짜증을 확 날린 나의 다음 말은,

"우리, 저녁 먹고 들어갈까?"

아이는 배가 많이 고프다고 하는데 집에 가도 저녁밥을 해야 하는 상황...

이럴 때에는 현실적으로 대처해야지.

우리가 둘 다 좋아하는 육계장우동과 사누끼우동, 오니기리로 둘 다 윈윈.

기분좋게 집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아이 발목 찜질.

오늘 어지간히 추웠어야지.

이렇게 하루가 기분 좋게 마무리되면 좋으련만,

캔 모서리에 손가락을 베며 제법 많은 양의 피를 보고 마무리하는 현실이라니...ㅠㅠ

뭐, 다른 게 다 좋았으니 쿨하게 넘어가겠어.

평범하나 평범치 않은 내일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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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민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아마 그 소식을 들은 사람 모두 다 이렇게 먼저 말할 것이다, 아이들은 어쩌라고?

최진실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두 가지 생각이 들었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엄마를 둔 아이들이 지고가야 할 짐의 무게를 생각한다면

고통스럽더라도 살아야 했었다고, 살아서 아이들을 지켜줘야 했었다는 생각 하나,

그러나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보고있기에, 만신창이가 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서

세상을 등져야 했나보다 하는 생각 하나.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는 아이들에게 상처만 남을 뿐이기에

최진실씨의 죽음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런데 남은 아빠마저 세상을 떠났다니,

아이들이 감당해야 할 슬픔이 도대체 얼마만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엄마도 없이, 외삼촌도 없이, 외할머니 손에 간신히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좀더 힘을 내지 하는 안타까움만이 가득하다.

벌써 방송에서는 아이들의 기구한 운명이 불쌍하다며 난리다.

정말 그 아이들이 불쌍하다면,

조성민씨의 죽음에 대한 기사에 더 이상 아이들의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으면 좋겠다.

말로만 불쌍하다고, 걱정스럽다고 하지 말고,

그 어린 아이들이 상주로 서 있는 빈소의 사진도 내보내지 말았으면 좋겠고,

그 아이들의 모습 한번 찍어 보겠다고 빈소 앞에 가서 아우성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어른인 우리가 그 아이들을 위로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모두들 어른스러운 태도를 보여주기를...

아이들 앞에 인간된 도리를 지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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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끝!

일상적인 수다 2012. 12. 29. 14:00

 

미루어두었던 건강검진을 했다, 어제 방학식을 했으므로...

늦잠을 더 즐기고 싶은 토요일 아침, 병원에 가려니 '아, 진작 할걸...' 후회막급이었으나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지금이라도 하니 그게 어디냐 하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병원행.

나처럼 늦게 건강검진하겠다고 온 사람이 많아서 일단 덜 창피했다.

간호사 말이, 일반건강검진은 오늘 할 수 있으나

위내시경은 2월초까지 예약이 차서 지금 예약해도 2월말이나 할 수 있단다.

그렇다면 그렇게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것저것 물으며 검진표를 작성하던 남자(의사는 아닌 듯했다.)가 내 직업을 보더니

갑자기 태도가 부드러워진다.

이건 또 무슨 일... 누구에게 우대 받을 직업은 아닌데...

그러면서 마침 오늘 위내시경하기로 한 사람 중 한 명이 예약을 취소해서 한 자리가 빈다며

오늘 내시경을 할 수 있게 해 주겠단다.

나야 두 말 할 나위 없이 고맙지...

그 방을 나오고 나서도 간호사의 안내에 따라 이리저리 검사하러 다니는 나를 볼 때마다

불편한 건 없냐, 오늘 위내시경 순서가 가장 마지막이라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하며 신경을 써 주더니

내시경을 다 하고 나오니 고생했다, 힘들지는 않았느냐 하며 위로해주기까지 한 그 분,

정말 고마웠다.

내 뒤에 건강검진하러 온 분들 중, 위내시경 순서를 좀 앞당겨달라고 넌지시 말하는 분도 몇 명 있었는데

그 분들에게는 모두 2월말에나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내게 왜 그렇게 잘 해주었을까 의아하기도 했으나 일던 고마워하기로만 했다.

시력은 양쪽 모두 1.5, 나빠지지 않고 전과 똑같이 나와서 기분 좋았고,

혈압도 약간 저혈압이나 간호사분에게 혈압 좋으시네요, 칭찬 들어서 흐뭇했고,

키는 늘 그대로, 몸무게는 작년 이맘때 3kg 빠졌던 것 회복되어서 soso,

허리둘레는 재던 간호사가 "제 한쪽 허벅지만하시네요~" 하며 부러워해서 나도 모르게 활짝 웃었고,

혈액검사할 때도 채혈하는 분이 한번에 해내서 기분 좋았고,

안 좋은 결과가 나올까봐 가장 두려웠던 위내시경,

수면내시경을 하지 않고 일반으로 했는데 의사와 간호사로부터 힘든 것을 잘 참았다고 칭찬을 듬뿍 들어서 좋았고

최근 위통이 있어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약간 딱지가 앉은 곳은 있으나 건강하다고 해서 아주아주 좋았다.

술, 담배 안 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키 대비 몸무게와 허리둘레도 아주 좋고, 혈압도 좋고, 윗속도 깨끗하고...

건강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듬뿍 받고 병원을 나섰다.

그랬더니 그제서야 참고있던 허기가 몰려오더라는...

집에 오자마자 아침 겸 점심을 후다닥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니

세상이 제대로 보인다...^^

밥 한 끼로 다음 끼니까지 버티는 체질이라 굶고는 못 살겠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이렇게 미루었던 숙제를 끝내고 나니 비로소 한 해가 가는구나 하는 실감도 난다.

2013년 새해에는 더욱 더 기쁘고 감사한 일이 많이 생기기를...

 

참, 올해를 마감하는, 기쁜 소식 하나.

아이가 교육지원청 영재교육원에 최종합격했다는 결과를 어제 확인했다.

먹고 사는 일에 바빠 잘 돌보지 못하는데도 늘 밝고 성실하고 똑똑하게 자라는 아이에게 먼저 고맙고,

계획에 따라 아이를 인도해주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또 한번 감탄하게 된다.

부족하지만 이런 내게 이렇게 뛰어난 아이를 맡겨주신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그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아이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 위해

새해에도 열심히 살아야 겠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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