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무렵, 열어놓은 창으로 정겨운 냄새가 흘러들어 왔다. 파를 많이 넣어 팔팔 끓일 때 나는 달큰한 콩나물국 냄새였다. 간을 잘 했는지 적당히 간간한 냄새가 좋아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잠시 슬퍼졌다. '이거다. 이게 평소 일상의 저녁 냄새였지.' 하는 생각에 코로나 사태 이전의 일상을 떠올려봤다. 언제쯤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저녁에 오랜만에 김치전을 부쳤다. 밀가루를 덜 먹어야겠다고 다짐한 후부터 전을 안 부쳤으니, 2년여만인 것 같다. 김치통에 아주 적은 양의 김치가 남아있어 그 통을 비우는 게 목적이었다. 고소한 기름에 익은 짭조름한 냄새를 풍기고 싶기도 했다. 김치를 잘게 썰어 밀가루와 섞고, 김칫물도 따라내어 훌훌 섞은 후 팬에 들기름을 둘러 부쳤다. 아이에게 계란 알레르기가 있어 전에 계란을 안 넣은지 10년도 더 되었다. 덕분에 전 부치기가 이리 간단해져서 오히려 좋다. 김치전은 딱 4장 나왔다. 맛있게 먹기에 적당한 양이다.
김치전을 하는 틈틈이 스쿼트를 했다. 지난 주부터 하루에 100개씩 하고 있다. 실내생활이 길어지면서 만든 루틴 중 하나. 오늘은 이렇게 할당량을 채운다.
이제 김치전을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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