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이렇게 일기를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오늘이 며칠인지 알기 위해서인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중 한 번도 달력을 볼 일이 없다. 집에서만 있다 보니 시계도 잘 확인하지 않게 된다. 활동량이 준 탓인지 배고픔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 전시같은 지금의 이 상황때문에 입맛이 없는 것일 지도... 그저 배가 고프면 그제서야 먹을 생각을 하니 이래저래 하루에 세 끼를 챙겨먹는 것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부실하게 대충 먹지는 않는다. 오늘은 모처럼 아침에 제 때에 일어났다. 드디어 바뀐 밤낮의 위치가 제대로 돌아오려나?
점심 무렵 간장떡볶이를 해 먹었다. 떡볶이집에서 나는 간간하고 달큰한 냄새로 채워진 주방이 따뜻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신동아쇼핑센터 지하에서 자주 사 먹던 떡볶이와 찰순대가 생각났다. 언젠가 이 사태가 진정되고 난 후 다시 먹는다면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오늘의 간장떡볶이는 대파와 양배추를 듬뿍 넣어서 만들었다. 그래서 그랬나? 유난히 달달했다. 아침밥이 다 소화되지 않아 배가 고프지 않다던 아이도 한 입 먹어보고는 먹는 속도가 빨라졌다. 평소 내가 만든 음식 맛에 스스로 흡족해 하는 나도 맛있게 먹었고, 아이도 맛있다고 했다. 그랬으면 된 거지.
다시 밤이다. 다정한 느낌을 주는 책을 읽고 자야겠다. 짧고 깊게 잘 수 있기를... 꿈 꾸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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